"EU, 아르메니아산 제품 80%에 무관세 추진"…친서방 행보 지원

예레반 방문 EU집행위원장 밝혀…러는 아르메니아 이탈 저지 안간힘

니콜 파시냔 아르메니아 총리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 유럽연합(EU)이 '탈러시아·친서방' 노선을 강화하고 있는 아르메니아에 대한 지원 조치로, 아르메니아산 수입품의 80%에 관세를 폐지할 계획이라고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2일(현지시간) 밝혔다.

블룸버그 통신은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이 이날 아르메니아 수도 예레반에서 니콜 파시냔 총리와 회담한 뒤 이같이 발표했다고 전했다.

EU 집행위 계획에 따르면 역내로 수입되는 아르메니아산 신선 채소와 과일, 알코올 및 비알코올 음료 등에는 관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이와 함께 EU는 아르메니아에 5200만 유로(약 920억원)를 지원하고, 아르메니아산 제품의 EU 공급 확대를 도울 전문가들을 현지에 파견할 예정이다.

다만 이러한 아르메니아 지원 조치들은 향후 EU 회원국들의 지지와 유럽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앞서 지난달 중순 파이낸셜타임스(FT)는 EU가 아르메니아산 제품에 대한 수입관세를 면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EU의 이같은 조치는 옛 소련 국가로 러시아와 줄곧 동맹 관계를 유지해 온 아르메니아가 최근 서방과의 협력 확대에 적극 나서는 가운데 추진된다.

아르메니아는 소련 붕괴 후 오랫 동안 러시아 주도의 옛 소련권 군사·안보협력체인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자국 내에 러시아군 기지 주둔까지 허용하며 모스크바와 긴밀한 군사·경제·외교 관계를 유지했다.

하지만 2020년 이후 숙적 아제르바이잔과의 잇단 무력 충돌 과정에서 러시아가 지원 요청을 외면하자, CSTO 참여를 중단하고 EU·미국과 협력을 확대하면서 친서방 노선으로 기울고 있다.

아르메니아는 지난 5월 미국과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협정'에 서명했고, 이에 앞서 지난해 3월에는 EU 가입 절차 개시에 관한 법률을 채택하고 EU행을 서두르고 있다.

러시아는 니콜 파시냔 총리가 이끄는 아르메니아의 친서방 행보를 러시아 세력권으로부터의 이탈 시도로 규정하고 이를 저지하기 위해 경제적 압박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그 일환으로 아르메니아산 광천수와 화훼류, 과일·채소류 수입을 한시적으로 제한하는 한편, 특혜 가격에 제공해 온 석유·가스 공급까지 중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파시냔 총리가 이끄는 집권당 '시민계약'이 지난달 초 총선에서 과반 득표에 가까운 승리를 거두면서, 아르메니아의 탈러 친서방 노선은 계속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cjyo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