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타 부동산 재벌, 정경유착 비리 파헤치던 女언론인 살인청부
힐튼 몰타호텔 상속인, 2017년 차량설치 폭탄으로 갈리아치 살해
2019년 체포 당시 총리 사임까지 부른 대형 스캔들…재판 본격 진행
- 한수민 수습기자, 이정환 기자
(서울=뉴스1) 한수민 수습기자 이정환 기자 = 몰타에서 가장 부유한 사업가가 9년 전 자신의 정경유착 비리를 취재하던 언론인을 살해하기 위해 살인청부업자들에게 거액을 건넨 것으로 1일(현지시간) 재판 과정에서 드러났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몰타 검찰은 이날 법정에서 힐튼 몰타호텔의 상속인 요르겐 페네치(44)가 청부업자 3명에게 15만 유로(약 2억 원)를 지급해 몰타의 유명 탐사 저널리스트 다프네 카루아나 갈리치아의 살인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갈리치아는 몰타의 잡지 발행인이자 신문 칼럼니스트로 지난 2017년 10월 자신의 차량에 설치된 폭탄이 터져 사망했다. 몰타 고위층의 부정부패를 폭로하던 언론인의 죽음은 유럽 전역에 큰 분노와 충격을 안겼다.
검찰은 페네치가 2017년 사업 과정에서 정부에 뇌물을 건넨 부정 부패 의혹을 취재하던 갈리치아 살해를 모의하기 시작해 도박업자인 친구 멜빈 테우마를 통해 청부살해를 지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테우마는 갱단 형제를 접촉해 3만 유로 선급금을 포함해 총 15만 유로의 대금을 지급하기로 약속했다. 이들 일당은 몇 주 동안 갈리치아의 동선을 감시한 후 같은 해 10월 그녀의 차량에 폭탄을 설치했다.
페네치는 범행 후 2년이 지난 2019년 살인 혐의로 체포됐다. 검찰은 페네치의 살인 혐의엔 무기징역을, 범죄단체 조직 혐의엔 20~30년형을 구형했다.
페네치 측은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그는 테우마와의 대화 녹음본에 대한 검찰의 해석에 이의를 제기하며 테우마의 증언이 "반쪽짜리 진실과 명백한 거짓말로 이뤄져 있다"고 주장했다.
페네치는 살인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기소된 7명 중 가장 마지막으로 재판을 받게 됐다. 7명 중 5명은 유죄 판결을 받았고, 중간책 역할을 했던 테우마는 증언을 대가로 사면받았다.
한편 페네치 체포 직후인 지난 2019년 12월 조셉 무스카트 전 몰타 총리가 갈리치아 청부 살인 사건과 연루돼 사임하는 등 해당 사건은 당시 몰타 정권의 위기로 이어졌다.
페네치의 살인 혐의 재판은 배심원단 앞에서 진행되며 몇 주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sumin02@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