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중앙은행 "연료 시장 악화, 인플레 압박 키울 위험 요인" 경고
"다른 상품 가격 상승·인플레 장기 영향"…금리 결정 때 반영 예고
- 유철종 전문위원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 러시아 중앙은행이 최근 연료 시장 상황 악화가 소비자 물가 상승에 더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다른 상품 가격 상승과 기대인플레이션 확대라는 2차 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1일(현지시간) 경고했다.
중앙은행은 이날 기준금리 문제를 논의한 내부 회의 결과를 설명하는 자료에서 "회의 참석자들이 가격에 영향을 줄 중요한 위험 요인으로 자동차 연료 생산의 일시적 감소와 휘발유·경유 가격 상승을 꼽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 요인은 운송비와 생산비를 통해 다른 상품과 서비스 가격으로 전가되면서 인플레이션에 장기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은 이어 "국민과 기업이 휘발유를 중요한 '가격 지표 상품'으로 인식하고 있어, 휘발유 가격 상승이 기대인플레이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논의 참석자들은 연료 시장 상황 전개와 2차 효과의 규모를 향후 통화정책 결정 때 고려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지난달 29일 알렉세이 자보트킨 러시아 중앙은행 부총재는 이달 24일로 예정된 기준금리 결정 회의를 앞두고 거시경제 전망을 갱신할 때도 연료 시장 상황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앞서 러시아 중앙은행은 지난달 19일 기준금리를 연 14.25%로 0.25%포인트(p) 낮췄지만, 시장 예상치인 0.50%p 인하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엘비라 나비울리나 중앙은행 총재는 기준금리 인하 폭을 제한한 이유에 대해 물가 상승 위험이 뚜렷하게 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나비울리나 총재는 중앙은행 이사회가 기준금리를 14.5%로 동결하는 방안, 14.25%로 낮추는 방안, 14%로 낮추는 방안 등 세 가지 시나리오를 검토했지만, 회의 참석자 다수가 통화정책을 추가로 완화할 여지가 줄어들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전했다. 물가 상승 압박을 중요하게 고려해 금리 인하 폭을 조절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설명이었다.
러시아 경제개발부는 지난달 22일 기준 연간 인플레이션율을 5.82%로 평가했다. 러시아 통계청은 올 연초 이후 물가가 3.94% 올랐다고 밝혔다.
러시아 내 연료 시장 상황은 최근 정유 시설 피해로 석유 제품 공급이 감소하면서 악화해 왔다. 우크라이나가 장거리 드론을 동원해 러시아 본토의 주요 정유공장과 연료 저장시설들을 지속해서 타격한 데 따른 결과다.
이에 러시아 내 다수 지역에서는 자동차용 경유와 휘발유 판매 제한 조치가 시행되고 있고, 주유소의 대기 줄도 길어졌다.
현지 언론은 최근 연료 공급 차질과 부족 현상 속에 휘발유·경유 가격 상승세가 빨라졌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정부는 항공유와 휘발유에 대한 전면 수출 금지에 더해 경유 수출까지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또 벨라루스, 아제르바이잔, 카자흐스탄, 인도 등으로부터 부족한 연료를 수입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러시아가 자국 원유의 주요 수입국인 인도에서 휘발유를 구매하기 시작했다고 업계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cjyo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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