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경제책사 "현재의 고금리론 오래 못버텨"…금리 인하 촉구

"러 경제 과도하게 냉각, 기준금리 낮춰야" …전쟁 조기 종료도 주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이 11일 (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열린 스베르방크 AI 콘퍼런스에 게르만 그레프 CEO와 참석 하고 있다. 2024.12.12 ⓒ AFP=뉴스1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경제 책사'로 불리는 게르만 그레프 스베르방크 회장이 현재의 높은 기준금리 수준으로는 러시아 경제가 오래 버티기 어렵다며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를 촉구했다.

30일(현지시간) 러시아 경제전문 매체 RBC 등에 따르면 그레프 회장은 이날 스베르방크 연례 주주 총회에서 연설하며 "오늘날과 같은 극도로 높은 금리, 높은 실질금리 하에서 경제는 오래 버틸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중앙은행 기준금리에서 인플레이션율을 뺀 실질금리는 약 10% 수준"이라면서 "10%라는 (높은) 금리는 경제를 냉각시키기 위해 단기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금리"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러시아 당국이 경제를 "과도하게 냉각시켰으며, 이제 기준금리를 낮춰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레프 회장은 "지금 우리는 에너지 (공급) 문제를 포함해 많은 어려움이 발생하는 것을 보고 있으며,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치는 비(非)거시경제적 요인들이 여럿 있다"면서 하지만 "시장 맥락 밖에서 발생하는 일회성 요인들에 대해 통화정책 수단으로 맞서는 것은 아주 비합리적"이라고 꼬집었다.

러시아의 정유시설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드론 공격으로 발생한 연료 공급 위기와 가격 상승 문제 등에 높은 기준금리로 대응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었다.

그는 "고금리 유지가 경제에 매우 큰 침체 압박을 가하고 있으며, 우리는 투자가 14% 넘게 감소한 것을 보고 있다"면서 이런 경기 둔화 국면에선 기준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앞서 러시아 중앙은행은 지난 19일 기준금리를 연 14.25%로 0.25%포인트(p) 낮췄지만, 시장 예상치인 0.50%p 인하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엘비라 나비울리나 중앙은행 총재는 기준금리 인하 폭을 제한한 이유에 대해 물가 상승 위험이 뚜렷하게 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날 그레프 회장의 발언은 인플레 위험보다 경기 침체 위험이 더 크기 때문에 기준금리를 더 낮춰야 한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러시아 경제는 현재 전시 체제하에서 군사비를 비롯한 재정 지출 확대, 서방 제재에 따른 공급망 차질, 연료난 등이 맞물리며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압박을 받고 있다. 동시에 성장세와 투자가 둔화하면서 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이 이어지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올해 1분기 러시아 경제는 3년 만에 처음으로 역성장을 기록했다. 러시아 경제개발부는 2026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3%에서 0.4%로 낮췄다.

한편 그레프 회장은 이날 러시아 국민들이 현재 가장 바라는 것은 우크라이나전의 조속한 종료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 모두가 같은 문제를 걱정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군사행동이 하루빨리 끝나는 것 말고 다른 걱정을 하는 사람이 이 나라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는 명백하다"고 말했다.

그레프 회장은 푸틴 정권 1·2기인 2000~2007년 경제개발통상부 장관을 지냈고, 2007년부터 스베르방크를 이끌고 있다.

그는 러시아 경제의 디지털화와 시장 개혁을 지속적으로 주장해 온 경제관료 출신 금융인으로, 러시아 안팎에서 대표적인 경제 전문가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다.

cjyo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