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난' 러, 오염물질 내뿜는 저등급 휘발유·경유 허용 검토"
환경 기준 낮은 '유로-2' 등급 허가할 듯…우크라 드론 공습에 연료난 심각
- 유철종 전문위원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 러시아 정부가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드론 공격으로 심화한 연료난을 완화하기 위해 10여 년 전 판매를 금지한 저등급 휘발유와 경유의 생산·유통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현지 일간 '코메르산트'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체가 확보한 관련 정부령 초안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는 내년 7월까지 한시적으로 품질 기준을 현행 표준 '유로-5'에서 '유로-2' 등급까지 낮춘 휘발유와 경유 생산 및 판매를 허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동시에 같은 품질 수준의 연료 수입을 허용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되고 있다.
러시아에서는 지난 2013년부터 '유로-2' 등급 연료 판매가 금지돼 왔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해 가을 일부 정유공장에 내수용으로 '유로-3' 수준의 휘발유와 경유를 생산할 수 있도록 허용했으나 전반적 표준은 '유로-5'로 유지돼 왔다.
'유로-2' 기준은 나프타를 심층 정제 없이 휘발유 등의 생산을 위한 기초 원료로 사용할 수 있게 하고, 저성능 정제 설비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며, 생산 공정 단순화도 허용한다.
이에 따라 연료 속에 환경 오염 물질인 황과 벤젠 등의 함량이 훨씬 높아져 대기오염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행 기술 규정에 따르면 '유로-5' 연료의 황 함량은 1㎏당 10㎎ 이하로 정해져 있는 반면, '유로-2' 연료의 경우 황 함량이 1㎏당 500㎎까지 허용된다.
전문가들은 '유로-2' 등급 연료 허용으로 휘발유 생산량을 매달 수십만 톤 늘릴 수 있으며, 더 저렴한 연료도 수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 조치가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러시아 내 여러 연료 생산 시설이 가동을 멈추면서 줄어든 공급량을 완전히 보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게다가 상당수 현대식 차량의 경우 '유로-2' 연료 사용이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러시아 내 연료 시장 상황은 최근 정유 시설 피해로 석유 제품 공급이 감소하면서 악화해 왔다. 우크라이나가 장거리 드론을 동원해 러시아 본토의 핵심적인 정유공장과 연료 저장시설들을 지속해서 타격한 데 따른 결과다.
이에 러시아 내 다수 지역에서는 자동차용 경유와 휘발유 판매 제한 조치가 시행되고 있고, 주유소에서는 긴 줄이 서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항공유와 휘발유에 대한 전면 수출 금지에 더해 경유 수출까지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또 벨라루스, 아제르바이잔, 카자흐스탄 등으로부터 부족한 연료를 수입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정부가 연료 부족 문제를 품질 기준 완화 방식으로 해결하려 한 시도는 이번이 두 번째다. 정부는 2025년 가을에도 일부 정유공장에 내수용 휘발유와 디젤을 '유로-3' 기준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허용한 바 있다.
한 업계 소식통은 휘발유 품질 기준을 '유로-3'까지 완화한 조치론 시장 공급을 충분히 늘리기에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cjyo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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