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력솥 뚜껑' 갇힌 유럽, 43도 폭염…'7만명 사망' 2003년 엄습
'오메가(Ω) 블록' 현상으로 뜨거운 공기 흐름 정체
2003년 최악의 폭염 참사 비견…주말께 일단 누그러져
- 이지예 객원기자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이번 주 유럽을 덮친 폭염은 역내 거대한 고기압 능선을 형성한 '오메가 블록' 현상 탓이다. 그리스 문자 '오메가' (Ω) 모양의 열돔이 압력솥 뚜껑처럼 유럽을 짓누르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현재 유럽 상공에 자리 잡은 오메가 블록으로 북아프리카 사하라 사막에서 유입된 뜨거운 공기가 이 지역을 빠져나가지 못하고 지면을 달구고 있다.
오메가 블록은 고기압 능선이 양쪽에 저기압이 형성되면서 공기 흐름이 'Ω' 모양으로 굽어지는 현상이다. 이에 대기 흐름이 정체되면서 대서양의 찬 공기가 들어오지 못하고 열돔 안의 공기는 점점 더 뜨거워진다.
현재 오메가 블록 바로 밑에 위치한 프랑스는 일부 지역에서 기온이 43도까지 치솟았다.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 독일, 포르투갈 등도 40도에 육박하는 고온으로 신음하고 있다.
각국은 주요 도시에 적색경보를 발령하고 휴교 및 대중교통 운영 축소 조처를 했다. 프랑스에는 이번 주 들어 40명이 더위를 식히려다 익사했고 폭염으로 인한 아동·노인 사망이 잇따르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레프는 "유럽이 압력솥 뚜껑 밑에 갇혀 있다"고 표현했다. 프랑스 르 몽드는 "이번 폭염은 강도와 지속 기간은 물론 여름이 막 시작된 시기 발생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2003년 유럽을 휘감은 폭염 참사의 주범 역시 오메가 블록이었다. 당시 유럽은 1540년 이후 가장 뜨거운 여름을 기록했고 무더위로 인해 직간접적으로 7만명 이상이 사망했다.
유럽의 이번 폭염은 24일 정점에 달한 뒤 주말께 다소 누그러지겠지만 당분간은 더운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예보됐다. 뜨거운 공기는 동쪽으로 서서히 이동하면서 다음 주 폴란드, 우크라이나 등 중동부 유럽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ez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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