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워요" 미인계에 사진 한장 보냈는데…러 막사 우크라 드론 폭격
온라인 데이트 상대 위장해 러시아군 좌표 확보
점령지 내 학교 병원 등 일상서 러군 정보 수집
- 이지예 객원기자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우크라이나의 이른바 '마녀 군단'이 러시아군에 또 다른 위협으로 떠올랐다. 전쟁터에서 외로움에 빠진 군인을 노린 '디지털 미인계'와 학교·병원 등 일상에서 여성들이 수행하는 은밀한 정보 수집이 러시아군을 급습하는 데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월간 애틀랜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첩보 요원들이 일상에 침투해 수행하는 허니트랩(성적 매력을 활용한 공작) 등 위장 작전을 러시아군 점령 지역 내 드론 공격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남부의 러시아군 점령지에 주둔하던 체첸군 지휘관 아흐메드는 지난해 온라인상에서 만난 우크라이나 여성과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사랑을 키웠다. 35세의 주부라는 이 여성은 남편과의 관계가 소원해 외롭다고 했다.
두 사람의 대화는 지극히 평범했다. 오늘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분은 어떤지, 전쟁이 끝나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이야기하며 친밀해졌다.
그러던 어느 날 여성은 아흐메드의 생활이 궁금하다며 사진을 보내달라고 부탁했다. 아흐메드는 아무 의심 없이 막사 안에서 동료와 함께 활짝 웃는 얼굴로 사진 한 장을 찍어 전송했다.
아흐메드가 여성에게 사진을 보낸 직후 그가 주둔하던 러시아군 막사는 우크라이나 드론의 정밀 타격을 받고 완전히 파괴됐다. 그가 전송한 사진에는 벽에 붙어 있던 기지 배치도가 노출돼 있었다.
여성의 정체는 우크라이나 군사정보국에 소속된 중년 남성 장교 세르히였다. 우크라이나 정보당국 관계자는 "세르히는 유혹에 아주 능숙하다"며 "팀원들까지 그에게 연애 조언을 구할 정도"라고 웃었다.
일상에서 평범한 여성들의 활약도 돋보인다. 이들은 러시아군 점령지 내 학교, 병원, 관공서, 구호 단체 등에서 묵묵히 일하며 러시아군의 이동 경로, 보급 물자 도착 시간, 군 기반시설 내부 모습 등을 기록한 뒤 암호화된 채널을 통해 우크라이나군에 전달한다.
이들이 수집한 정보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의 지휘 본부, 병참 거점, 병력 밀집 지역 등을 드론으로 타격하는 데 쓰인다. 한 우크라이나 지휘관은 "여성은 남성이 갈 수 없는 곳에 접근해서 남성은 하기 어려운 일을 해낼 수 있다"고 말했다.
ez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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