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우크라 EU 가입 협상에 또 제동…신속 협상 절차에 반대
오르반 이은 머저르 총리 "다른 후보국들과의 형평성 고려해야"
- 유철종 전문위원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 유럽의 '이단아' 헝가리가 우크라이나와 몰도바의 유럽연합(EU) 가입 협상에 또다시 제동을 걸었다.
러시아 타스 통신과 미국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24일(현지시간) 헝가리가 우크라이나와 몰도바의 가입 문제와 관련해 EU 27개 회원국의 공동 입장을 담은 서한을 유럽이사회와 EU 집행위원회에 보내는 데 반대했다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헝가리가 이 결정에 반대한 유일한 국가였다"고 전했다.
해당 서한 발송은 EU 회원국들이 지난 15일 우크라이나와 몰도바의 가입을 위한 첫 번째 협상 클러스터(협상 분야 묶음) 개시를 승인한 뒤 이어지는 다음 절차였다. 서한 승인을 위해서는 EU 27개 회원국 모두의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 문제는 다음 주 다시 논의될 예정이다.
EU는 앞서 15일 룩셈부르크에서 27개 회원국 외무장관 회의를 열고 우크라이나와 법치주의, 사법 개혁 등 EU 가입의 기초가 되는 핵심 제도를 심의하는 가입 협상의 첫 클러스터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EU 가입 후보국은 법치, 안보, 환경, 농업 등 6개의 주제별 클러스터로 나눠진 35개 협상 조항에 대해 EU와 협의해야 한다.
첫 번째 협상 클러스터 개시는 오랫동안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에 반대해 온 친러시아 성향의 오르반 빅토르 전 헝가리 총리가 막아왔다.
지난 4월 총선에서 승리해 오르반 후임으로 총리가 된 머저르 페테르는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협상 개시 자체에는 반대하지 않았지만, 속도는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그는 앞서 지난 18~1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에서도 우크라이나와 몰도바의 다음 협상 단계가 "가능한 한 빨리 시작돼야 한다"는 문구를 최종 성명에서 빼도록 요구했다.
머저르 총리는 우크라이나를 위해 6개 협상 클러스터를 동시에 여는 것은 "좋은 생각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우선은 첫 번째 클러스터 관련 문서의 잉크가 아직 마르지 않았기 때문이고, 또 세르비아·알바니아·몬테네그로·북마케도니아 등 수년간 EU 가입을 위해 노력해온 발칸 국가들에 잘못된 신호를 보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위협에 맞서려면 빠른 EU 가입이 필요하다며 신속 가입 절차를 요구하고 있지만, 헝가리는 물론 프랑스와 독일 등도 이에 반대하고 있다.
독일은 대안으로 우크라이나에 'EU 준회원국' 지위를 부여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 지위가 부여되면 우크라이나는 EU 장관급 회의와 정상회의에 참여할 수 있지만, 의결권은 없고 EU 공동예산에 대한 자동 접근권도 갖지 못한다.
우크라이나는 이런 '반쪽짜리 회원국' 지위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cjyo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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