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머 후임 英총리 유력한 버넘…지역정치 강자 '북부의 왕'
그레이터맨체스터 시장 3연임하며 인지도 상승…지방분권 기조
노동당 대표 3번째 도전…극우 개혁당 부상 견제 가능할지 주목
- 이창규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22일(현지시간)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앤디 버넘 전 그레이터 맨체스터 시장(56)이 차기 총리로 가장 유력시되고 있다. 집권 노동당이 버넘을 앞세워 약진하는 극우 세력을 견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버넘은 지난 19일 보궐선거에서 하원의원으로 당선되면서 총리에 도전할 조건을 확보했다. 웨스 스트링트 전 보건장관이 버넘의 유력 경쟁자로 거론됐지만 스트링트가 노동당 대표 선거에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버넘이 총리로 부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버넘은 노동당 내 온건 좌파이자 친기업 성향 사회주의자로 평가된다. 지난 2010년과 2015년 노동당 대표에 도전했으나 각각 에드 밀리밴드와 제러미 코빈에게 패했다. 이번에 노동당 대표에 당선되어 총리직에 오르면 세 번째 도전만이다.
1970년 리버풀 노동자 가정에서 태어난 버넘은 케임브리지대학에서 영문학을 공부한 뒤 지난 2001년 의회에 입성해 토니 블레어와 고든 브라운 정부에서 장관직을 지냈다.
그는 지난 2017년부터 그레이터 맨체스터 시장직을 3연임 하면서 전국적으로 인지도를 끌어올렸다. 특히 그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보리스 존슨 정부와 지원금을 두고 대립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중앙정부에 맞서 지역을 지키는 정치인이라는 이미지와 함께 '북부의 왕'(King of the North)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노동당은 버넘이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그레이터 맨체스터 메이커필드 선거구가 극우 야당인 영국개혁당의 기세가 강했던 지역이라는 점에서 버넘이 개혁당의 부상을 막아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런던정치경제대학의 토니 트래버스 교수는 AFP 통신에 "노동당이 승리를 지켜낸다면 적어도 현재로서는 버넘이 정치적으로 일종의 마법 같은 영향력을 갖고 있으며 노동당 지지층의 개혁당으로의 이탈을 막을 수 있다는 증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버넘이 총리로 당선될 경우 지방분권에 더욱 힘을 싣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더 강력한 지방분권과 함께 국가의 적극적인 개입을 지지하며 자신의 정치 철학은 "당보다는 지역이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영국 경제를 지배하는 런던에서 권한을 지방으로 넘기면 지역사회가 공공서비스와 교통 등 삶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사안들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그동안 지역에만 집중해 온 버넘이 국가 운영을 잘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된다.
맨체스터의 방송 엔지니어 애런 웨어 "시장은 특정 지역에 집중하는 역할이기 때문에 국가 전체 차원에서 균형을 맞추는 것은 다소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트래버스 교수는 버넘이 영국의 생활비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상당히 모호했다며 "일종의 분위기 정치다. 감성적이고 친근하며 소통 능력은 뛰어나지만 세부 내용은 부족하다. 스타머보다 크게 더 좌파적인 인물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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