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병합 크림반도, 연료 판매 전면 중단"…우크라 집중공습 여파(종합)
"국가기관에만 연료 공급"…반도 내 어린이 여름 캠프도 폐쇄
우크라군, 크림 연료·물자 보급로 차단…러 부총리 "대책 마련"
- 유철종 전문위원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 러시아가 병합한 크림반도의 주유소들에서 21일(현지시간)부터 일반 주민과 기업을 대상으로 한 연료 판매가 전면 중단됐다.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 전역의 에너지 인프라를 겨냥한 중거리 드론 공격을 강화하는 가운데 나온 조치다.
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가 임명한 크림반도 행정수반 세르게이 악쇼노프는 이날 국가 지원 메신저 앱 '막스'(MAX)를 통해 "오늘 오전 9시(한국시간 오후 3시)부터 크림반도 주유소에서 개인과 법인 대상 연료 공급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그는 "연료는 크림공화국의 필수 생활 기능과 안보를 보장하는 국가기관에만 공급된다"고 전했다.
악쇼노프는 연료 상황과 관련한 향후 모든 결정은 당국이 추가로 공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크림반도에선 지난달 말부터 연료 판매 제한 조치가 시행돼 왔다. 지난달 22일부터 크림 내 세바스토폴시 주유소들이 1인당 휘발유 판매량을 20L로 제한했고, 뒤이어 29일부턴 크림반도 전역에 판매 제한 조치가 도입됐다.
이날 크림 당국 발표는 밤사이 우크라이나가 반도의 석유 인프라를 집중 타격한 뒤 나왔다.
우크라이나군은 21일 새벽 러시아 남부에서 크림반도로 이어지는 핵심 군수·물류 통로인 케르치 해협 양안의 연료 환적 터미널과 항만 인프라 등을 타격했다. 하루 전엔 우크라이나 드론이 크림반도와 반도 위쪽의 헤르손주를 연결하는 다리를 공격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이날 우크라이나군이 크림대교 양쪽의 에너지·군사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확인했다. 크림대교는 케르치 해협을 가로질러 크림반도 동부와 러시아 타만반도를 잇는 35㎞ 길이 교량으로 반도에 대한 핵심 물류 통로 역할을 한다.
인테르팍스 통신은 크림대교 통행이 21일부터 연이틀 수 시간 동안 차단됐다고 전했다.
인명 피해도 발생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21일 오전 케르치 반도에 대한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공격으로 4명이 숨지고 28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모스크바를 비롯한 러시아 본토 주요 도시들은 물론,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 점령지에 대한 공습을 대폭 강화했다.
특히 러시아가 2014년부터 병합해 통치 중인 크림반도에 공격이 집중됐다.
우크라이나군은 크림반도에 대한 연료·탄약·병력 운송의 핵심 통로 역할을 하는 'R-280 노보로시야' 고속도로에 지뢰 살포, 드론 공격을 가해 도로 기능을 마비시키고 있다.
노보로시야 고속도로는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나도누에서 아조우해 북쪽 해안 도시들을 따라 크림반도 북부로 이어지는 육상 보급로로 크림반도에 대한 물류 생명선 기능을 한다.
미하일로 페도로우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지난 17일 "러시아 보급망을 타격해 크림반도를 러시아 본토와 고립시킴으로써 이 지역을 섬으로 만들려 한다"고 위협했다.
한편 크림당국은 우크라이나의 파상 공세와 역내 연료난 등을 고려해 여름 방학을 맞아 반도에서 문을 열 예정이던 어린이 여름 캠프도 폐쇄했다.
악쇼노프 행정수반은 22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오늘 오전 11시부터 9월 1일까지 공화국 내 어린이 휴양·건강증진 기관과 다른 숙박시설의 예약 및 접수, 수용이 중단된다"고 밝혔다.
악쇼노프는 안전 확보를 위해 필요한 조치라며, 주민들의 양해를 구했다.
흑해 연안의 크림반도는 현지 주민들뿐 아니라 러시아 각지 주민들이 즐겨 찾는 휴양지로 여름철에는 어린이 캠프가 성황을 이뤄왔다.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에너지 시설 맹폭 여파로 인한 연료 공급난은 크림반도뿐 아니라 러시아 본토 여러 지역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이에 알렉산드르 노바크 러시아 부총리는 22일 연료시장 상황 관련 긴급 정부 회의를 열고, 관계 부처에 연료시장 안정화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고 타스 통신이 전했다.
cjyo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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