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외무 "EU 외교수장과 접촉 중단"…칼라스 "건설적 관계 전념"(종합)

'칼라스 고위대표, 멕시코 방문 때 아파르트헤이트 비유' 보도 파장
사르 "발언 철회 때까지 접촉 중단"…칼라스 "대화·관여 계속할 준비"

기드온 사르 이스라엘 외무장관. <자료사진> 2026.05.06.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이스라엘 외무장관이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와의 모든 접촉을 끊겠다고 밝혔다. 칼라스 대표가 최근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처우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과거 '아파르트헤이트' 체제에 비유했단 보도에 따른 것이다.

이에 대해 칼라스 대표는 "이스라엘과의 건설적 관계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진진화에 나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기드온 사르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18일(현지시간) 칼라스 대표와 "모든 접촉"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사르 장관은 칼라스 대표가 최근 이스라엘을 남아공 아파르트헤이트 체제에 비유하는 발언을 했단 보도와 관련해 "해당 발언을 철회할 때까지 접촉을 끊겠다"고 말했다.

앞서 유럽 전문매체 유라액티브는 칼라스 대표가 지난달 20~22일 멕시코 방문 중 비공개 고위급 회동에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정책을 남아공의 아파르트헤이트에 비유했다고 보도했다.

'아파르트헤이트'는 1948년부터 1990년대 초까지 남아프리카공화국 백인 정권이 흑인 등 비백인 주민을 법적으로 차별·분리 지배한 인종분리정책이다.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 <자료사진> 2026.06.11. ⓒ 로이터=뉴스1

유라액티브에 따르면 칼라스 대표는 당시 멕시코 정부 관계자들에게 작년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소재 아파르트헤이트 박물관 방문 경험을 소개하며 가자지구와 서안지구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처우를 남아공의 아파르트헤이트에 빗댄 것으로 전해졌다.

사르 장관의 '접촉 중단' 선언 후 칼라스 대표는 소셜미디어 X에 게시한 글에서 사르 장관을 직접 언급하며 "난 우리의 대화와 관여를 소중하게 생각한다"며 "(상대를) 존중하는 건설적인 방식으로 그 정신을 계속 이어갈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칼라스 대표는 "EU가 이스라엘과의 건설적 관계에 계속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EU는 '두 국가 해법'을 지지한다"는 입장과 "서안지구 내 이스라엘 정착촌을 규탄한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두 국가 해법'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각각 독립 국가로 공존하도록 함으로써 분쟁을 해결하자는 국제사회의 기본 구상이다.

이스라엘과 EU의 관계는 그간 가자지구 전쟁과 서안지구 정착촌 문제를 놓고 악화해 왔다. EU 회원국들은 최근 이스라엘 극우 장관 제재와 불법 정착촌 상품 거래 제한 등을 논의했지만, 회원국 간 이견으로 제재 논의가 완전한 합의엔 이르지는 못했다.

이런 가운데 칼라스 대표가 이스라엘과의 대화 의지를 밝혔지만, 사르 장관은 칼라스 대표의 아파르트헤이트 관련 발언 철회를 접촉 재개 조건으로 내걸고 있어 양측의 갈등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ys417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