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佛·獨 대사, 러 외무차관 만났지만…"평화협상 이견만 확인"
러는 "우크라 지원 중단하라", 유럽은 "러·우크라 직접협상" 촉구
- 유철종 전문위원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 러시아에 주재하는 영국·프랑스·독일 대사들이 11일(현지시간) 러시아 외무부의 미하일 갈루진 차관과 회담했다고 러시아 타스 통신과 우크라이나 일간 '키이우 인디펜더트' 등이 보도했다.
주요 유럽3국(E3) 대사들과 러시아 고위 외무 인사의 이날 회동은 최근 들어 유럽이 우크라이나전 종전 협상을 위해 러시아와 직접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진 가운데 이루어졌다.
보도에 따르면 나이절 케이시 영국대사, 니콜라 드 리비에르 프랑스대사, 알렉산더 그라프 람스도르프 독일대사 등은 이날 모스크바의 러 외무부 청사에서 갈루진 차관과 면담했다. 갈루진 차관은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옛 소련권 국가 문제를 담당하고 있다.
러시아 외무부는 회담 뒤 내놓은 성명에서 3국 대사들의 요청으로 이날 회동이 이루어졌다고 전하면서 "각국 외교공관장들에게 우크라이나 위기와 관련한 해당 국가 지도부의 파괴적 정책에 대한 객관적 평가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정책은 유럽 3국이 '의지의 연합'을 통해 키이우 정권이 러시아를 상대로 전쟁을 계속하도록 최대한 부추기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지의 연합'은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이 우크라이나 지원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자 영국과 프랑스가 우크라이나전 종전 협상과 전후 안보 체제 구축에 참여할 의지가 있는 나라들을 모아 만든 협의체다.
유럽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계속하며 종전보다 전쟁 지속에 무게를 두는 비건설적 정책을 펴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 지원을 중단하라는 요구를 전달했다는 게 러시아의 설명이었다.
이에 유럽 대사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휴전을 달성하고 추가 협상으로 나아가기 위해 미국과 유럽 국가들의 적극적 참여 속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직접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제안을 지지하는 내용을 포함해, 이달 7일 E3 정상 성명의 주요 내용을 설명했다"고 소개했다.
대사들은 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과 관련한 최근의 긴장 고조와 강화된 허위정보 캠페인을 규탄했다"고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앞서 지난 4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스위스나 튀르키예 등 제3국에서 양자 대면 회담을 열자고 제안했으나 거절당했다.
푸틴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서한에 대해 언급하며 "키이우 정권 수장의 어조가 무례했다"면서, 러·우크라 양자의 정상급 접촉은 실무자들의 합의가 도출된 이후에나 가능하며, 현재로서는 회동에 의미가 없다고 일축했다.
뒤이어 영국·프랑스·독일 등 E3 정상들은 7일 런던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동한 뒤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등과 젤렌스키 대통령은 성명에서 현재의 전선을 기준으로 한 우크라이나전 휴전을 거듭 촉구하고, 키이우에 대한 안전보장·유럽의 협상 참여·러시아의 전쟁 피해 배상 등을 평화협상의 전제 조건으로 제시했다.
이같은 러시아와 E3 측 발표를 미뤄볼 때 러시아 대표와 직접 만나 우크라이나전 종전과 유럽 평화체제 구축에 관한 협상을 벌이려는 유럽 국가들의 구상이 당장 실현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EU 국가들에선 최근 유럽과 안보체제 문제를 논의할 생각이 있다는 푸틴 대통령의 발언 이후 누구를 러시아와의 협상 대표로 내세울지에 대한 내부 논의를 계속해 오고 있다.
러시아 및 우크라이나 대통령 양쪽과 모두 개인적 교류가 있고, 유럽 전체에서 신뢰받는 인물인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와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현 독일 대통령,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 등이 후보로 거론됐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EU는 공정한 협상 중재자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친러시아 성향의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를 대화 상대로 선호한다고 밝혔다.
cjyou@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