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부활 외쳤지만…메르츠 총리, 안보리 탈락 '굴욕'

獨, 안보리 비상임 이사국 진출 처음으로 실패
여론조사 71% "국정운영 못한다"…소속당 반란 움직임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2026.04.29 ⓒ 로이터=뉴스1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독일이 유엔 안전보장위원회(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선거에서 탈락하면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에게 굴욕을 안겼다.

4일(현지시간) 도이체벨레·텔레그레프 등 외신에 따르면 메르츠 총리는 지지율 추락으로 당내 반란 움직임이 확산하는 상황에서 독일의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진출 실패라는 치명타를 입었다.

독일은 전날 유엔 총회 투표에서 내년 1월 임기를 시작하는 비상임이사국에 도전했지만 서유럽·기타지역 그룹 투표에서 오스트리아와 포르투갈에 밀리고 말았다.

안보리는 미국, 중국, 러시아, 프랑스, 영국 등 5개 상임이사국과 2년마다 교체되는 비상임이사국 10개로 구성된다.

독일은 미국 다음으로 유엔 원조를 많이 하는 나라로, 1987년 이후 8년에 한 번꼴로 비상임이사국에 선출됐다. 비상임이사국 진출에 나섰다가 실패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메르츠 총리는 안보리 선거 결과를 받아들이며 "독일은 다자주의 체제의 든든한 기둥으로서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여론의 반응은 싸늘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 모습. 기사 내용과 무관한 자료사진. 2026. 01. 05. ⓒ 로이터=뉴스1

여론조사 지지율 1위인 독일대안당(AfD)의 알리스 바이델 공동대표는 "또 한 번 망신을 당했다"며 "취임 초반 독일을 국제무대로 복귀시킨다고 하더니 이젠 안보리 의석마저 잃었다"고 지적했다.

독일의 비상임이사국 탈락은 메르츠 정권이 우크라이나·가자지구 문제에 대해 취해 온 입장을 놓고 국제사회 일각의 불만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러시아는 이번 투표를 앞두고 회원국들을 상대로 독일을 떨어뜨리기 위한 로비를 펼쳤다. 독일의 한결같은 이스라엘 감싸기도 친팔레스타인 성향 국가들의 반발을 산 것으로 보인다.

작년 5월 취임한 메르츠 총리는 독일의 국가 경쟁력 회복을 약속했지만 경제·재정 개혁에 난항을 겪으면서 지지율이 급락세다. 5월 말 독일 와렌연구소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71%는 그가 국정운영을 잘 못한다고 평가했다.

메르츠 총리가 소속된 기독민주당(CDU)에서도 그의 리더십을 향한 불만이 공개적으로 터져 나오고 있다. 당이 더 젊고 활력 있는 인물로 벌써부터 총리 교체를 모색하고 있다는 소문도 돈다.

ez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