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셴코 "친서방 행보 아르메니아 '제2의 우크라' 될 수도"
脫러 아르메니아 억제 나선 푸틴에 지원 사격…"EU 접근 신중해야"
- 유철종 전문위원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 러시아가 친서방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는 옛 소련 국가 아르메니아를 상대로 보복성 경제 압박의 수위를 높이는 데 발맞춰 벨라루스가 러시아 지원 사격에 나섰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가입을 추진하는 아르메니아에서 '우크라이나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며 아르메니아인들의 신중한 선택을 주문했다.
그는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린 러시아 주도의 옛 소련권 경제협력체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정상회의를 계기로 기자들과 만나 "아르메니아인들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진 일이 반복돼선 안된다"며 "우크라이나에서도 모든 것이 정확히 그런 방식으로 시작됐다"고 위협했다.
지난 2013년 말 우크라이나가 EU와의 정치협력과 경제통합을 확대하는 내용의 '연합협정'을 무리하게 추진하다가 협정이 무산되자 키이우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일어났고, 이것이 이후 친러 정권 붕괴와 친서방 정권 집권, 크림사태, 돈바스 분쟁,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대혼란으로 이어진 사실을 언급하며 아르메니아에 경고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아르메니아가 '우크라이나식 시나리오'로 이어질 수 있는 조치를 피해야 한다"며 "EAEU 탈퇴 가능성과 EU 가입 추진과 관련된 결정을 내리기 전에 아르메니아 사회가 모든 결과를 면밀히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르메니아의 EAEU 탈퇴 가능성과 EU 접근 문제를 둘러싼 논의가 상당 부분 이달인 6월 7일 실시되는 이 나라의 총선을 의식한 정치적 선동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현재 아르메니아에서 나타나고 있는 친서방 움직임은 특정 외부 세력의 이해관계에 부합한다고 주장하면서 "유럽 국가 대표들이 이전에 예레반(아르메니아 수도)을 방문해 각종 약속을 제시하는 한편, 벨라루스와 러시아에 대해서는 비판을 쏟아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현재 아르메니아 상황과 과거 우크라이나 사태의 유사성을 언급하면서 "우크라이나 위기는 EU 가입 시도에서 비롯됐다"고 상기시켰다.
러시아가 주도하는 옛 소련권 안보협력체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경제협력체 EAEU 등에 적극 참여하고, 자국 내에 러시아군 기지 주둔까지 허용하며 모스크바와 긴밀한 군사·경제·외교 관계를 유지해 오던 아르메니아는 2020년부터 시작된 숙적 아제르바이잔과의 몇차례에 걸친 무력 분쟁에서 러시아가 지원 요청을 거부한 이후 CSTO 참여를 중단하고 EU 및 미국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아르메니아는 지난달 26일 미국과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협정'에 서명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3월 아르메니아 의회는 EU 가입 절차 개시에 관한 법률을 채택하고 EU행을 서두르고 있다.
이에 러시아는 이같은 아르메니아 지도부의 행보를 러시아 영향권으로부터의 이탈 시도로 규정하고, 아르메니아산 광천수와 화훼류, 과일·채소류 수입을 한시적으로 제한하는 한편, 특혜 가격에 제공해 온 석유·가스 공급까지 중단할 수 있다고 경고하는 등 경제적 압박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cjyo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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