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리 쇄빙선 없인 북극 개발 불가능"…선점경쟁 자신감
외무부 관리 "원자력·디젤 쇄빙선 43척 보유…미국엔 단 1척"
해빙 빨라지면서 북극이 자원 보고 및 대체 항로로 부상
- 유철종 전문위원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 세계 주요국 중 러시아만이 원자력 추진 쇄빙선을 갖고 있으며, 러시아 쇄빙선 선단 없이는 본격적 북극 개발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러시아 외무부가 29일(현지시간) 주장했다.
이같은 러시아 당국의 주장은 북극을 둘러싼 주변국들의 선점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블라디슬라프 마슬렌니코프 외무부 유럽문제국 국장은 이날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를 제외한 어느 나라에도 원자력 쇄빙선이 없다"며 "잘 알려져 있다시피 쇄빙선 없이는 본격적인 북극 개발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마슬렌니코프 국장은 북극 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환경 보호 등의 문제를 논의하는 정부 간 협의체인 북극이사회(Arctic Council)에서 러시아 측 고위대표를 맡고 있다.
그는 또 "우리는 러시아의 관측 데이터 없이는 북극 지역에 대한 정확한 예측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서방 전문가들의 평가를 더 자주 듣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도 그럴 것이 러시아는 세계 각국 가운데 가장 넓은 북극 영토를 차지하고 있으며, 우리 전문가들은 아주 희귀한 연구 경험을 축적해 왔고, 가장 현대적인 기술적 성과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일간 이즈베스티야에 따르면 러시아는 현재 9척의 원자력 쇄빙선과 34척의 디젤 쇄빙선을 포함해 43척의 쇄빙선단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북극을 두고 러시아와 경쟁하는 미국은 겨우 노후한 디젤 쇄빙선 한 척만을 갖고 있다.
러시아 원자력공사(로스아톰)에 따르면 원자력 쇄빙선은 핵연료 재충전 없이 7년을 항해할 수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3월 자국에서 열린 '국제북극포럼'에서 "러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큰 쇄빙선 선단을 보유하고 있다"며 "원자력 쇄빙선을 포함한 신형 쇄빙선을 계속 도입해 이런 우위를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러시아가 옛 소련 시절부터 원자력 쇄빙선 개발에 나선 것은 자국의 북쪽 경계에 접한 북극해 연안을 따라 5600km에 이르는 북극항로를 운영하고, 연료 보급이 어려운 북극 오지에서 해군 함정들이 장기간 작전해야 했기 때문이다.
원자력 추진 쇄빙선은 디젤 엔진 쇄빙선에 비해 연료를 자주 보급할 필요가 없고 출력이 커 북극 환경에 유리하다.
근년 들어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로 바다 얼음(해빙)이 녹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북극이 석유·가스, 희토류 등 천연자원의 보고이자 효율적인 물자 운송로로 급부상하고 있다.
북극에는 세계 미개발 원유 매장량의 약 13%(900억 배럴), 천연가스 매장량의 약 30%(347억 톤), 희토류 매장량의 약 32%(3850만 톤)가 묻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북극항로는 또 아시아와 유럽 지역을 연결하는 가장 짧은 해상 항로로 기존 수에즈 운하나 파나마 운하 통과 운송로를 대체할 수 있는 경제적인 글로벌 물류 루트로도 떠오르고 있다.
이런 전략적 중요성을 지닌 북극 지역을 둘러싸고 미국·러시아·캐나다·덴마크·노르웨이 등 '북극해 연안 5개국'과 이들 5개국에 스웨덴·핀란드·아이슬란드 3개국을 포함하는 '북극이사회' 회원국들은 물론 '북극 인접국'(Near Artic State) 지위를 주장하는 중국과 일본 등이 경제·군사적 이권 선점을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cjyo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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