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흑해함대 호위함, 英 인근 해역서 제재 대상 유조선 호위

英총리 "제재 대상 유조선 차단 작전 권한 부여" 이후에도 버젓이 활동

러시아산 원유를 밀수출하는 '그림자 선단'(Shadow Fleet)에 소속된 것으로 추정되는 유조선 데이나호가 3월 23일(현지시간) 프랑스 마르세유 구항 인근에서 포착됐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2026.03.23. ⓒ AFP=뉴스1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러시아 흑해 함대 소속 어드미럴 그리고로비치급 호위함이 영국 인근 해역에서 러시아산 원유를 밀수출하는 '그림자 선단'(Shadow Fleet) 소속 유조선을 제지 없이 호위하고 있다고 26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지난 3월 키어 스타머 총리는 러시아의 불법 에너지 거래를 단속하겠기 위해 영국 해군과 법 집행 인력이 영국 영해에서 제재 대상 유조선을 차단하는 작전을 수행할 권한을 부여했다.

그러나 지난달 그리고로비치가 그림자 선단 유조선을 호위하고 있다는 텔레그래프 보도가 나왔다.

이후에도 이 호위함은 잉글랜드 동부 서퍽 앞바다의 갤로퍼 풍력발전단지 주변에서 목격됐으며, 유조선 12척 이상을 호위한 것이 관찰됐다.

정부 소식통들은 호위를 받는 러시아 유조선을 차단하는 군사 작전에 법적 난관이 뒤따른다고 밝혔다.

영국 해군이 유조선을 나포할 경우 선박에 탑승한 선원들이 영국 관할 선박이나 영국 영토에 발을 딛는 순간 망명을 신청할 법적 권리가 생겨, 망명 심사 절차가 군사 작전을 복잡하게 만들 위험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중무장한 그리고로비치와의 해상 교전 가능성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군 소식통들은 영국 해군에 군함이 부족해 감시 임무의 상당 부분은 보조 함대 선박의 민간 선원들이 수행하고 있다는 불만도 토로했다.

영국 국방부 대변인은 "아무런 개입이 없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함선, 항공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공조를 통해 영국 해역 인근에서 활동하는 러시아 군함을 지속적으로 감시·추적해 왔다"고 반박했다.

또 영국 해군은 4월 한 달간 초계함 HMS 타인, HMS 머지, HMS 세번과 군수지원함 타이드포스, 와일드캣 헬기를 동원해 그리고로비치를 감시한 결과 그리고로비치가 상선 및 지원선 6척, 잠수함 1척을 호위했다고 밝혔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