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서 또 대규모 반이민 극우 집회…'스타머 퇴진' 구호도

극우 운동가 로빈슨 주도 '왕국을 통합하자' 집회

런던의 '왕국을 통합하자' 극우 집회. 2026.05.16 ⓒ 로이터=뉴스1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16일(현지시간) 런던 중심부에서 대규모 반이민 극우 집회가 열렸다. 이달 초 지방선거에서 집권 노동당이 극우 개혁당에 참패한 뒤 영국의 정국 불안이 계속되고 있다.

AFP·로이터 통신과 BBC방송에 따르면 이날 런던 시내 화이트홀(관청가)과 국회의사당 일대에서 '왕국을 통합하자'(Unite the Kingdom)라는 주제의 극우 시위가 진행됐다.

이날 시위를 이끈 영국의 유명 극우 운동가 토미 로빈슨(본명 스티븐 약슬리 레넌)은 "세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애국적 시위"라며 "우리는 영국을 일깨우고 있다. 문화적 혁명, 영적 각성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영국 국기나 잉글랜드기를 흔들며 반이민 구호를 외쳤다. 일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를 본떠 '영국을 다시 위대하게'(MEGA)라고 적은 복장을 착용했다.

일부 시위자는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를 비판하며 사퇴를 촉구했다. BBC방송과의 인터뷰에 응한 이들은 영국에서 백인, 특히 노동 계층이 차별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스타머 총리는 이번 시위가 "증오와 분열을 조장한다"고 일축했다.

연설하는 토미 로빈슨. 2026.05.16 ⓒ 로이터=뉴스1

로빈슨은 작년 9월에도 런던에서 최대 15만 명이 참가한 극우 집회를 주도했다. 당시 시위에서는 유럽의 극우 세력을 공개 지지해 온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화상으로 지지 연설했다.

영국 지방 선거에서 극우 돌풍을 이끈 나이절 패라지 개혁당 대표는 로빈슨과는 거리를 두고 있다. 로빈슨은 폭행·스토킹 등의 전과가 있다.

이날 런던 다른 한쪽에서는 친팔레스타인 시위가 열렸다. 이들은 이스라엘 건국에 따른 팔레스타인인 강제 이주를 기억하는 '나크바 데이'(대재앙의 날)를 기념하며 행진했다.

영국 경찰은 이날 런던 일대에 경찰관 4000여 명을 배치하고 극우 집회와 친팔레스타인 시위 사이 '안전지대'를 설정해 충돌을 막았다. 이 과정에서 드론을 동원하고 장갑차를 대기시키기도 했다.

ez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