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물림된 가문 명화, 알고보니 나치 약탈품…"부끄럽다" 제보한 후손

네덜란드 화가 톤 켈더르 '젊은 소녀의 초상'
'나치 부역' 네덜란드 장군 후손이 소유…원소유자 후손에 반환 예정

네덜란드 화가 톤 켈더르의 작품인 '젊은 소녀의 초상'(Portrait of a Young Girl)가 네덜란드에서 나치 친위대로 활동했던 사람의 후손의 집에서 발견됐다. 2026.5.11. ⓒ 뉴스1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제2차 세계대전 중 나치에 의해 약탈된 네덜란드 화가 톤 켈더르(Toon Kelder·1894-1973)의 작품이 네덜란드의 나치 협력자 후손의 집에서 발견돼 원 소유자 측에 반환될 예정이다.

11일(현지시간) BBC 등에 따르면, 네덜란드의 도난 예술품 전문 탐정인 아르투르 브란트는 나치 친위대(Waffen SS)에 협력했던 네덜란드 장군인 헨드리크 세이파르트 후손이 보관해 온 네덜란드 화가 톤 켈더르의 '젊은 소녀의 초상'(Portrait of a Young Girl)을 넘겨받았다.

해당 그림은 유대계 네덜란드 미술상인 자크 구트스티커가 나치의 침공을 피해 피난하다 숨지면서 남긴 1000여점의 그림 중 하나다. 나치는 소장품들을 1940년 약탈한 뒤 경매에 부쳤고, 이를 통해 세이파르트에게 이 그림이 넘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세이파르트는 1943년 저항군에 의해 암살당하기 전까지 나치 친위대 자원병 부대를 지휘하며 악명을 떨쳤다.

브란트는 세이파르트의 후손이라고 밝힌 남성의 제보를 통해 그림을 넘겨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남성은 네덜란드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가문이 보관해 온 그림에 대해 자신의 할머니가 "유대인 구트스티커에게서 훔친 것이고, 팔 수 없는 작품이니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라"고 해서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부끄럽다. 그림은 구트스티커 후손들에게 반환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2차 대전이 끝난 후 성을 바꾼 세이파르트 가문은 이 그림을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은 인정했지만 진정한 출처는 알지 못한다고 현지 언론에 밝혔다.

브란트는 "2차 대전 당시 나치가 약탈한 많은 미술품들을 회수한 적이 있지만 유명한 구트스티커 컬렉션을 악명 높은 나치 친위대 장군의 후손 집에서 발견한 것은 내 경력 전체를 통틀어 가장 기괴한 사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구트스티커 후손 측 변호사들과 조만간 공식 반환 절차를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yellowapoll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