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타바이러스 크루즈선 승객 추적 비상…유럽·싱가포르까지 격리·검사

'MV 혼디우스호' 선상서 사망자 3명 포함 8명 감염 추정
"현재는 유증상자 無"…테네리페 입항 뒤 귀국·격리 절차

한타바이러스 확진·의심 사례가 잇따라 발생한 크루즈선 'MV 혼디우스'호가 6일(현지시간) 카보베르데 프라이아를 떠나고 있다. 이 선박은 오는 9일 스페인 카나리아제도 테네리페에 입항할 예정이다. 2026.5.6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한타바이러스 집단감염이 발생한 네덜란드 선적 크루즈선 'MV 혼디우스'호에서 내린 승객을 추적하기 위해 각국 보건당국이 비상 대응에 나섰다. 바이러스 감염자가 확인되기 전 중간 기항지에서 내린 승객 등에 대한 추적·검사가 유럽과 싱가포르 등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7일(현지시간) AF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MV 혼디우스'호에선 현재까지 네덜란드인 부부와 독일인 1명 등 모두 3명이 한타바이러스 감염으로 숨졌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들 사망자를 포함한 8명이 선상에서 한타바이러스에 감염됐거나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 배는 지난달 1일 아르헨티나 남부 우수아이아에서 출항해 이달 3일 서아프리카 카보베르데 앞바다에 정박하기 전까지 여러 섬에 기항했으며, 이 과정에서 하선한 승객도 다수 있다.

혼디우스호 선사 오션와이드 익스페디션스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영국령 세인트헬레나 기항 당시 땐 승객 중 29명이 하선했고, 지난달 11일 선내에서 사망한 승객 1명의 시신도 이때 내려졌다. 다만 네덜란드 정부는 세인트헬레나에서 약 40명이 내린 것으로 파악하고 있어 선사 측이 승·하선자 세부 명단을 확인 중이다.

이와 관련 세인트헬레나 당국은 "현재 섬 내엔 한타바이러스 의심 또는 확진 사례는 없고, 상황은 안정적으로 통제되고 있다"면서도 혼디우스 하선자 중 감염자와 장시간 밀접 접촉한 것으로 추정되는 인원 등에 대해선 마지막 노출일로부터 45일간, 즉 다음 달 9일까지 자가격리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싱가포르에서도 혼디우스호 승객으로 세인트헬레나~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항공편에서 확진자와 같은 비행기를 탔던 60대 남성 2명이 국립감염병센터에 격리돼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두 사람 중 1명은 콧물 증상이 있으나 전반적으로 안정적이고, 다른 1명은 무증상이라고 싱가포르 감염병청이 밝혔다.

이외에도 이 배에서 바이러스 감염 증상을 보였던 승객 2명과 무증상자 1명 등 3명이 카보베르데에서 하선했다. 이들 중 2명은 네덜란드로, 다른 1명은 독일로 이송돼 의료진의 관리를 받고 있다고 선사 측이 전했다.

아울러 네덜란드에선 혼디우스 승객 중 한타바이러스 감염으로 숨진 네덜란드 여성과 접촉한 것으로 추정되는 KLM 승무원이 현지 병원에 입원해 검사를 받고 있다. 이 승무원은 지난달 25일 요하네스버그발 암스테르담행 항공편에 잠시 탔다가 건강 상태 악화로 이륙 전 내렸다고 한다.

6일 카보베르데를 떠난 혼디우스호는 현재 스페인 카나리아제도 테네리페로 향하고 있다. 선사 측은 "현재 선내엔 유증상자는 없다"고 밝혔다.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는 이 배가 오는 9일 테네리페에 입항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스페인 당국은 선내에 남은 승객·승무원들이 계속 무증상 상태를 유지할 경우 비스페인 국적자는 각국으로 송환하고, 스페인 국적자 14명은 마드리드 소재 군 병원에 격리 조치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아르헨티나 보건당국은 혼디우스호 출항지인 우수아이아에서 설치류 포획 조사를 실시한다는 방침다. 현지 당국은 혼디우스호의 첫 감염자가 승선 전 남미 지역에서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한타바이러스는 보통 감염된 설치류의 소변·분변·타액 등을 통해 전파되지만, 이번에 혼디우스호에서 집단발병을 일으킨 '안데스형'의 경우 드물게 사람 간 전파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WHO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유럽연합(EU)은 이 바이러스의 사람 간 감염엔 '매우 밀접한 접촉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일반 대중에 대한 감염 위험은 적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ys417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