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오늘 스타머 앞날 걸린 지방선거…100년 양당 정치 뿌리째 흔들

잉글랜드·스코틀랜드·웨일스 등 자치의회 선거 시작
극우 개혁당·좌파 녹색당, 전국적 득세 전망…노동당·보수당 참패 예상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2026.05.05 ⓒ 로이터=뉴스1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7일(현지시간) 영국에서 키어 스타머 노동당 정권의 앞날이 걸린 지방선거가 막을 올렸다. 좌·우 포퓰리즘 정당들이 대거 의석을 꿰차면서 노동·보수당이 주도한 100년 역사의 기존 양당 체계 역시 뿌리째 흔들릴 전망이다.

BBC방송과 로이터·AF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영국 잉글랜드 일부 지역의 지방 선거와 스코틀랜드·웨일스 자치의회 선거가 일제히 시작됐다. 이번 선거는 2024년 7월 총선 이후 영국 지형을 가를 최대 분수령으로 여겨진다.

잉글랜드는 136개 지역에서 5000여 명의 지방의원을 다시 구성한다. 수도 런던은 총 32개 자치구 의원 및 6개 자치구 지방자치단체장을 뽑는다. 스코틀랜드와 웨일스는 각각 129석, 96석의 자치 의원을 새로 선출한다.

현지 매체들은 극우 영국개혁당과 좌파 성향의 녹색당이 전국적으로 득세하면서 노동당과 보수당의 텃밭을 대규모 탈환할 것으로 보고 있다. 노동당은 잉글랜드에서만 최대 1900석을 잃으며 사상 최악의 성적을 낼 전망이다.

노동당과 보수당은 속수무책으로 무너지고 있다. 스타머 총리는 경기 부진 속 복지·세금 정책 실책과 반복적인 인사 논란으로 지지율이 급락세다. 과거 14년을 내리 집권한 보수당은 2024년 총선 참패 이후 아예 존재감을 잃었다.

나이절 패라지 대표가 이끄는 개혁당은 각종 여론 조사상 정당 지지율 1위를 기록하며 작년 5월 지방·보궐선거부터 기존 노동·보수당 의석을 쓸어가고 있다. 녹색당은 올해 2월 노동당의 전통적 표밭인 그레이트 맨체스터 지역 하원 보궐선거에서 새롭게 의석을 차지했다.

일간 텔레그레프는 "유권자들은 더 이상 주요 양당에 신뢰와 표를 주지 않는다. 영국을 침체에서 벗어나게 할 새로운 대안이 절실하다"며 "보다 근본적 변화를 꾀하는 대안을 감수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연초 보수당에서 개혁당으로 당적을 옮긴 로버트 젠릭 하원의원은 AFP통신에 "이민자가 넘쳐나고 세금은 너무 높다. 도로 곳곳에 움푹 팬 구멍부터 국민건강서비스(NHS) 대기자 명단까지 모든 게 엉망진창"이라고 말했다.

스타머 총리는 2029년 차기 총선까지 사임은 없다고 버티고 있지만 노동당이 이날 지방선거에서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 들 경우 그를 겨냥한 내부 반란 가능성이 제기된다.

여론조사기관 모어 인 커먼의 루크 트릴 영국 담당 국장은 "스타머 총리가 압도적 총선 승리를 거둔 지 2년도 안 돼 국민의 실망과 환멸이 투영되는 대상으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ez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