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이란의 시위대 살해 규탄…어떤 전쟁도 지지할 수 없다"

"너무 많은 무고한 이들이 죽고 있어…어느 정권이든 안돼"

23일(현지시간) 교황 레오 14세가 아프리카 4개국 순방을 마치고 돌아오는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04.23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레오 14세 교황이 올해 초 벌어진 이란의 반정부 시위대에 대한 유혈 진압을 규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레오 14세는 23일(현지시간) 아프리카 4개국 순방을 마치고 돌아오는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는 모든 부당한 행위를 규탄한다"며 "나는 사람들의 생명을 앗아가는 행위를 규탄한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정권이, 어떤 국가가 부당하게 다른 사람들의 생명을 앗아가는 결정을 내릴 때, 그것은 분명히 규탄받아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말부터 이란에서는 경제난에 항의하는 반정부 시위가 확산됐다. 이는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이란에서 발생한 최악의 소요 사태였다.

이란 당국은 보안군과 일반 시민을 포함해 3000명 이상이 이번 소요 사태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반면 미국 인권단체인 HRANA는 사망자가 7000명 이상이며 이들 중 대부분은 시위대라고 주장했다.

이란 전쟁에 비판적인 레오 14세에 최근 이례적으로 비난을 퍼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4일 "누군가 교황 레오에게 이란 시위대 사망자들에 대해 알려줄 수 있겠는가"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한편 레오 14세는 "나는 전쟁을 지지할 수 없다"며 이 전쟁에서 "우리는 너무나 많은 무고한 이들이 죽는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즉위 이후 첫 해외 순방으로 레바논을 방문했을 때 현지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한 아이의 사진을 항상 지니고 다닌다고 말했다.

미국과 이란의 2차 종전 협상이 결렬된 것에 대해서는 "어느 날은 이란이 '예'라고 하면 미국이 '아니오'라고 하고, 그 반대일 때도 있다"며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로 인해 여전히 혼란스러운 상황이 조성됐다"며 "이란에는 이 전쟁으로 고통받는 무고한 국민들이 있다"고 한탄했다.

레오 14세는 또 이번 순방에서 독재 국가인 카메룬과 적도기니를 방문한 것에 대해 "우리는 항상 거창한 선언을 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정의를 증진하기 위해 물밑에서 이루어지는 엄청난 노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