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156조' 우크라 지원 대출한다…對러시아 제재 패키지도 승인

송유관 복구 문제로 갈등…친러 정권 퇴진에 탄력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청사 전경.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유럽연합(EU)이 23일(현지시간) 900억 유로(약 156조 원) 규모 우크라이나 지원 대출과 제20차 대러시아 제재 패키지를 공식 승인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900억 유로 규모의 대출을 승인해 2026~2027년 회계연도의 재정·군사적 지원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또한 "러시아에 대한 제20차 제재안을 채택함으로써 러시아의 전쟁 수행 능력을 약화했다"며 "유럽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에 있어 단호하고 단결되어 있으며 흔들림이 없다"고 강조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역시 소셜미디어 엑스(X)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유럽의 지원 대출이 재개됐다. 2년간 900억 유로가 지원될 예정"이라며 "우리 군을 강화하고, 우크라이나를 더욱 회복력 있게 만들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지원안에서 우크라이나는 군사비 600억 유로, 일반 예산 지원 300억 유로를 받게 된다. 지급 조건에는 법치주의와 반부패 개혁 이행이 포함된다. 또한 EU의 이번 대러 제재 패키지는 니켈 바, 철광석 등 금속 수입 금지, 러시아산 원유 해상운송 금지 등 러시아의 에너지·금융·무역 부문을 압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두 정책은 내달 교체되는 친러시아 성향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드루즈바 송유관 복구 문제로 우크라이나와 대립하면서 수개월간 교착 상태에 빠져 있었다.

우크라이나를 거쳐 헝가리·슬로바키아·체코로 러시아산 원유를 전달하는 드루즈바 송유관은 지난 1월 러시아 공습으로 우크라이나를 거치는 송유관 구간이 파손돼 원유 공급이 중단됐다. 러시아산 원유 수입에 크게 의존하는 EU 회원국인 헝가리와 슬로바키아는 강력하게 반발했다.

오르반 총리는 송유관 파손 후 우크라이나가 일부러 복구를 지연시키고 있다고 주장하며 공급이 재개될 때까지 EU의 우크라이나 대출 집행을 막았다. 그러나 여당인 피데스당이 지난 12일 열린 총선에서 패배하면서 오르반 총리의 16년 장기 집권이 끝났다.

이후 우크라이나는 복구 작업에 속도를 내 지난 21일 송유관 재가동 준비를 마쳤다고 발표했고, 이날 슬로바키아와 헝가리 정부가 원유 공급 재개를 확인하면서 공식 승인을 위한 길이 열렸다. 헝가리와 슬로바키아는 석유 공급이 재개된 것을 확인한 뒤 거부권을 철회했다.

EU 집행위원회는 회원국들이 검토를 마친 뒤 5월 말이나 6월 초 첫 번째 자금 지급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