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헝가리 '친유럽' 진영 승리에 "국민 선택 존중…우크라전 영향 없다"

친러 성향 오르반 총리 패배에 '표정 관리'… 유럽 내 러시아 영향력 약화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 2025.12.12.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러시아 크렘린궁이 13일(현지시간) 친러 성향의 빅토르 오르반 총리를 권좌에서 끌어내린 헝가리 총선 결과에 대해 새 헝가리 정부와 "매우 실용적인 관계"를 지속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헝가리는 선택을 내렸고, 우리는 그 선택을 존중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어 "우리는 헝가리의 새 지도부와 매우 실용적인 관계를 지속하기를 기대한다. 우리는 대화에 참여할 용의가 있다는 마자르의 성명에 주목했다. 당연히 이는 모스크바와 부다페스트 모두에 이로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페스코프 대변인은 마자르가 EU,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의 관계를 회복하겠다고 선언한 것을 두고 "헝가리 새 지도부의 조치가 어떠할지에 대해서는 아마도 인내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헝가리 총선에서 친러 성향 오르반 총리의 집권당 피데스는 페테르 마자르가 이끄는 중도우파 성향의 티서에 참패했다. 티서는 의회 199석 중 138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르반 총리는 그동안 우크라이나 지원과 대러 제재에 제동을 걸며 유럽연합(EU)과 충돌을 빚은 반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에너지·무역 협력을 강화해 왔다.

마자르는 선거운동 기간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의 관계 회복을 시사했다. '서방 지향성'을 회복하고, 2035년까지 러시아 에너지 의존을 종료하며, 동결된 EU 지원금을 해제해 침체된 헝가리 경제를 회복시키겠다고 공언했다.

친유럽 성향 마자르가 집권하면서 유럽 내 러시아의 영향력이 약해지고,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EU의 지원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12일(현지시간) 헝가리 총선에서 승리한 야당 티서당의 당수인 페테르 마자르가 부다페스트에서 헝가리 국기를 흔들고 있다. 2026.04.12 ⓒ 로이터=뉴스1

한편 페스코프 대변인은 헝가리의 총선 결과가 4년 넘게 지속되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흐름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것이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의 발전 전망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들은 서로 다른 프로세스이므로 어떠한 연관성도 보이지 않는다"며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은 주로 EU의 결정에 의해 이뤄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콘스탄틴 코사체프 러시아 연방의회 부의장은 헝가리 총선 결과가 'EU의 전술적 승리'일 뿐이라며 미래의 전략적 패배로부터 이들을 보호해 주지 못할 것이라고 깎아내렸다. 코사체프 부의장은 "오르반은 떠나지만 문제는 남아 있으며, 나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