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트럼프와 언쟁 원치 않아…전쟁 반대 계속할 것"

"복음 메시지 악용해선 안 돼"

레오 14세 교황. 2026.04.11 ⓒ 로이터=뉴스1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레오 14세 교황은 1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논쟁할 의사는 없지만 전쟁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계속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AF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교황은 이날 아프리카 순방을 위해 알제리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신을 향한 트럼프 대통령의 비판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교황은 "나는 정치인이 아니다"라며 "그(트럼프 대통령)와 논쟁하고 싶지 않다"고 운을 뗐다. 이어 "몇몇 사람들이 그러는 것처럼 복음의 메시지를 악용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출신인 교황은 영어로 "계속해서 전쟁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평화를 증진할 것"이라며 "문제에 대한 정의로운 해법을 모색할 수 있도록 국가 간 대화와 다자 관계를 증진하겠다"고 말했다.

교황은 "오늘날 세상에서 너무 많은 이들이 고통받고 있다"며 "너무나 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있다. 누군가는 나서서 더 나은 길이 있다고 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교황은 범죄 문제에 약하고 외교 정책에서도 형편없다"며 "교황 후보 명단에도 없었지만, 미국인이라는 이유로 교회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 생각했기에 그 자리에 앉혔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 자신을 예수처럼 묘사한 합성사진을 올려 논란을 빚기도 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도 이란 전쟁을 두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적들을 상대로 승리해야 한다고 발언하며 종교와 전쟁을 연계하는 발언을 한 바 있다.

작년 5월 즉위한 레오 14세는 가톨릭교회 역사상 최초의 미국인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주의 외교와 반이민 정책에 비판적인 입장을 밝혀 왔다.

교황은 미국이 시작한 이란 전쟁에 대해 "하느님은 어떤 분쟁도 축복하지 않는다. 평화의 왕이신 그리스도의 제자라면 결코 칼을 휘두르고 폭탄을 떨어뜨리는 자들 편에 서지 않는다"며 "군사행동은 자유와 평화의 시대를 가져올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을 상대로 '문명 파괴'를 위협하자 "진정으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란을 향해서는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라. 대화하자. 평화적인 방법으로 해결책을 찾자"고 호소했다.

ez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