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 "예수 이름으로 승리 기도"…교황 "예수의 길 아냐" 반박

헤그세스, 이란 전쟁 국면에서 '기독교 신앙심'에 호소

레오 14세 교황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최초의 미국인 교황 레오 14세가 이란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해달라"는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의 발언을 두고 3일(현지시간) "예수 그리스도의 방식과는 완전히 동떨어졌다"고 비판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레오 교황은 지난 2일(현지시간) 오전 이탈리아 로마의 산 조반니 인 라테라노 대성당에서 열린 부활절 전 미사 강론에서 기독교의 사명이 종종 "예수 그리스도의 방식과는 완전히 동떨어진 지배욕에 의해 왜곡돼 왔다"고 말했다.

교황은 강론에서 "우리는 지배할 때 스스로 강하다고 여기고, 동등한 존재를 파괴할 때 승리했다고 생각하며, 두려움의 대상이 될 때 위대하다고 여기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지배하는 방법이 아닌 해방하는 방법의 본보기를 보여주셨으며, 생명을 파괴하는 방법이 아닌 생명을 주는 방법의 본보기를 보여주셨다"고 덧붙였다.

교황은 헤그세스 장관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날 발언은 최근 이란 전쟁에서 기독교적 신앙심에 호소하는 헤그세스 장관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됐다.

앞서 지난달 19일 헤그세스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이란이 "종말론적 목표를 추구하는 폭력적인 메시아적 이슬람 이념"을 따른다며 미국 국민들에게 병사들의 안전과 중동에서의 군사적 승리를 위해 "매일 무릎 꿇고, 가족과 함께, 학교에서, 교회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해달라"고 말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지난달 25일 미 국방부에서 열린 예배에서 "자비를 베풀 가치가 없는 자들을 향한 압도적인 폭력"이 있기를 기도했다.

레오 교황은 재임 첫해 동안 미국 정치에 개입하지 않고 백악관과의 직접적인 충돌을 피해 왔지만, 이란 전쟁을 비판하며 폭력 중단과 대화를 통한 평화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한편 교황은 지난달 29일 주일 강론에서도 성경 구절을 인용해 예수는 "전쟁을 일으키는 자들의 기도를 듣지 않으시고 이를 거부하신다"며 전투를 위해 예수의 이름을 부르는 것을 두고 경고한 바 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