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 '호르무즈 방어' 무력 사용 승인 표결 연기

바레인 제출 초안, 6차례 걸쳐 손질…러·중은 회의적

지난해 6월 미국이 이란 핵 시설을 공습한 후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도로시 셰이 유엔 주재 미국 대사 대행이 발언하고 있다. 2025.6.22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이란의 공격으로부터 호르무즈 해협 내 선박을 보호하기 위해 방어적 무력 사용을 승인하는 결의안 표결을 연기했다.

2일(현지시간) AFP에 따르면, 안보리는 바레인이 제출한 결의안 초안을 3일 오전 11시 표결에 부칠 예정이었으나 이날 밤 일정이 변경됐다. 새로운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소식통에 따르면 유엔은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과 죽음을 기리는 기독교의 기념일인 성금요일을 공휴일로 지정하고 있다는 것을 연기 이유로 들고 있으나, 이는 표결 일정이 공표될 당시부터 알려진 사실이었다.

앞서 바레인은 지난달 23일 안보리에 '모든 필요한 수단'(all necessary means)을 동원해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안전을 보장하도록 허가하는 내용을 담은 결의안 초안을 제출했다.

AFP가 입수한 결의안 최종안은 6번째 안으로, 회원국들이 단독으로 또는 자발적 다국적 해군 파트너십 형태로 상황에 필요하고 상응하는 모든 '방어적 수단'을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하는 내용을 담았다.

적용 범위는 해협 및 인접 수역으로, 통과 항행을 보장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국제 항행을 폐쇄·방해하거나 저해하려는 시도를 억제하는 것이 목적이다. 조치는 최소 6개월간 유효한 것으로 명시됐다.

바레인의 자말 알로와이에이 유엔 대사는 "우리 지역과 세계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경제적 테러를 받아들일 수 없다. 전 세계가 이번 사태의 영향을 받고 있다"며, 결의안 초안은 "중대한 시점에 나왔다"고 밝혔다.

결의안 초안은 러시아·중국·프랑스 등 회의적인 국가들을 설득하기 위해 여러 차례 수정됐다.

초안에는 안보리가 평화 회복을 위한 무력 사용을 승인할 수 있도록 규정한 유엔 헌장 7장에 대한 언급이 포함돼 있었으나 최종안에서는 빠졌다.

다만 중국의 푸총 유엔 대사는 "회원국들의 무력 사용을 승인하는 것은 불법적이고 무차별적인 무력 사용을 정당화하는 것과 다름없으며, 이는 불가피하게 상황의 추가 악화와 심각한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어, 중국이 결의안을 지지할지는 불확실하다.

이란의 오랜 우방인 러시아 역시 표결은 일방적 조치라며 비난하고 있다.

국제위기그룹의 분석가 다니엘 포르티는 "결의안이 해협의 안정 문제를 적대 행위의 지속적인 정치적 종식 필요성도 함께 다루는 문제가 아닌, 오로지 안보 문제로만 다루고 있어 러시아와 중국이 지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보리가 회원국들의 무력 사용을 승인하는 결의를 하는 일은 드물다.

걸프전 당시인 1990년 표결에서는 미국 주도 연합군의 이라크 개입이 허용됐다. 2011년 리비아 사태 당시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리비아 개입이 승인됐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