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러 재벌들에 '전쟁자금' 직접 요청…"돈바스 점령까지 종전 없다"
기업인 행사에서 압박…이란 전쟁으론 하루 1.5억달러 추가수익
-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인한 재정난을 해소하기 위해 러시아 재벌들에게 국고 기부를 요청했다고 러시아 독립 매체 더 벨 등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주요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돈을 내라"는 뜻을 분명히 밝히며, 전쟁을 끝까지 승리로 이끌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푸틴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을 완전히 장악할 때까지 전투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소식통은 푸틴 대통령이 돈바스를 "비무장지대" 또는 미국이 지원하는 "특별경제구역"으로 만드는 타협안을 지지했지만, 우크라이나가 돈바스 포기는 절대 용납할 수 없는 레드라인이라고 분명히 말하자, 그 제안을 철회했다고 전했다.
이전에도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막대한 국방비 지출을 충당하기 위해 재벌들에게 도와달라고 한 적이 있지만 대통령이 직접 재벌들에게 요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해 일부 대기업에 10%의 일회성 세금을 부과해 3200억 루블(약 5조9400억 원)을 거둬들였고, 올해 초에는 부가가치세를 22%로 올려 중소기업에서 3년간 6000억 루블을 추가로 확보했다. 그러나 국방비가 전년 대비 42% 급증해 13조1000억 루블에 달하면서 재정 압박은 심화하고 있다.
푸틴의 직접적인 요청에 재벌들은 사실상 거절할 수 없는 분위기였다. 보도에 따르면 석유·금융계 거물 술레이만 케리모프는 1000억 루블을 내겠다고 했으며, 금속 재벌 올렉 데리파스카도 기부 의사를 밝혔다.
미국의 제재로 인해 러시아는 그간 구매자가 줄어들고, 석유를 대폭 할인된 가격에 판매해야 했다. 이에 따라 1월과 2월 재정 적자는 연간 예상치의 90%를 넘어섰다.
다만 미국과 이스라엘이 약 한 달 전 이란에 대한 전쟁을 시작하면서 러시아는 하루 최대 1억5000만 달러(약 2266억 원)의 추가 석유 수입을 확보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재무부와 재계에 이로 인한 수익을 재무 건전성 강화에 사용하라고 지시하면서 "이 호재가 그렇게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기대하지 말라"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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