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에 푸틴은 '함박 웃음'…유가 급등에 재정 압박 해소
러 우랄유 배럴당 100달러 돌파…美, 러-인도 원유 거래 허용
푸틴 "유럽, 러 에너지로 돌아오고 싶으면 환영"
- 이창규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중동 정세가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얼굴에는 웃음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러시아의 재정 압박을 해소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러시아 경제는 유가에 상당한 영향을 받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유가가 연간 10달러 오를 때마다 러시아 경제 성장률은 약 0.7% 상승한다.
러시아는 그동안 유가 하락과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 투입되는 군사 비용 증가로 재정 압박을 받으면서 향후 몇 년간 연 1% 이하의 경제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이란 전쟁의 여파로 지난해 배럴당 50달러 수준에서 거래되던 러시아산 우랄유의 가격은 이번 주 초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다. 11일(현지시간) 미 중부 표준시 오전 1시 50분 기준 우랄유는 9.7달러(10.66%) 오른 배럴당 100.6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러시아는 우랄유 가격이 배럴당 약 59달러 수준이면 재정 균형을 맞출 수 있다.
푸틴 대통령은 유가 급등으로 타격을 받은 유럽에 석유를 팔 준비가 되어 있다며 조롱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9일 주요 석유 및 가스 기업 수장들과 만난 자리에서 "유럽 기업과 구매자들이 갑자기 방향을 바꿔 정치적 색를 배제한 채 우리에게 일관되고 장기적인 협력을 보장한다면 얼마든지 환영한다"며 "우리는 거부한 적이 없으며 유럽과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유럽 국가들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러시아 원유에 대한 제재와 가격 상한을 도입하고, 노르웨이와 미국산 원유 등으로 공급원을 전환하면서 러시아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를 낮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급등한 유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러시아에 대한 경제 압박을 완화하려는 움직임도 푸틴 대통령에게는 환영할 일이다.
미 재무부는 지난 5일 러시아산 원유와 석유 제품의 인도 운송 및 판매를 한시적으로 허용했다.
다만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페트라스 카티나스 기후·에너지·안보 연구원은 유가 상승이 러시아의 문제 해결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러시아는 제재로 인해 제한된 '그림자 선단'(shadow fleet)에 의존해 수출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러시아는 현재도 모든 원유를 수출할 수 있을 정도의 그림자 선단 유조선을 보유하지 못해 병목 현상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의 엘리나 리바코바 선임연구원은 "유가 상승이 러시아에 잠시 숨 돌릴 여유를 주기는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이나 서방과의 하이브리드 갈등에서 새로운 전선을 열 만큼은 아니다"라며 "다만 이런 상황이 반년 정도 지속된다면 러시아가 더 공격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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