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정계 흔든 '엡스타인 문건'…총리, 정보 유출한 前주미대사 조사 지시
맨덜슨, '총리 보고' 내부 메모 엡스타인에 유출
- 양은하 기자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2일(현지시간) 억만장자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에게 정부의 내부 정보를 넘겼다는 의혹이 제기된 피터 맨덜슨 전 주미 영국 대사(72)에 대해 긴급 조사를 지시했다.
로이터·AFP통신 등에 따르면 영국 총리실은 성명을 통해 맨덜슨 전 대사가 각료 재직 시절 제프리 엡스타인과 맺은 관계를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미 법무부가 추가로 공개한 엡스타인 관련 수사 자료에서 맨덜슨 전 대사는 지난 2009년 당시 총리였던 고든 브라운에게 전달될 예정이었던 경제 관련 자료에 "총리에게 전달된 흥미로운 메모"라고 적어 엡스타인에게 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메모에는 약 200억 파운드 규모의 자산 매각 방안과 노동당의 세금 정책 계획 등이 담겨 있었다.
또 엡스타인이 지난 2003~2004년 사이 맨덜슨과 연관된 계좌로 총 7만 5000달러를 송금한 정황도 포착됐다. 2009년에는 그의 배우자에게도 1만 파운드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그는 지난 1일 BBC와의 인터뷰에서 "기억이 나지 않으며 문건의 진위 여부도 알 수 없다"고 해명했다. 또 "당에 더 이상의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노동당을 탈당했다.
그러나 정치권 안팎에서는 맨덜슨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 확산되고 있다.
이에 스타머 총리는 긴급 조사 지시와 함께 맨덜슨이 상원 의원 자격을 유지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히고 귀족 작위 박탈과 상원 퇴출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총리실은 "총리가 직접 작위를 박탈할 권한은 없다"고 설명했다.
스타머 총리는 또 이번 사안을 계기로 상원 징계 절차를 개선하고 품위를 손상시킨 의원을 보다 쉽게 퇴출할 수 있도록 제도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맨덜슨은 1990년대 토니 블레어 전 총리 시절 노동당 집권을 이끈 핵심 전략가로, 당내 실세로 활동해 왔다. 지난해 주미 대사를 지내던 중 엡스타인과의 친분 논란으로 경질됐다.
yeh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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