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투시에 아이폰 40대, 韓젠지엔 조롱대상"…BBC '영 포티' 주목
'젊은 소비자'에서 '젊어 보이려는 사람'으로…의미 180도 전환
"연장자 문화에 대한 청년층 회의감 반영…억울한 낀 세대일 수도"
-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영국 BBC가 한국의 '영 포티' 담론을 조명하며 "강요에 가까운 연장자 존중 문화에 대한 한국 청년층의 커지는 회의감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BBC는 17일(현지시간) '영 포티: 한국에서 Z세대가 밀레니얼의 스타일을 조롱하는 새로운 방식'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영미권의 1980년대 초반 출생 '밀레니얼 세대' 조롱과 같은 흐름이 한국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본래 '영 포티'는 2015년 트렌드 분석가 김용섭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 소장이 저서 '라이프 트렌드 2016'에서 처음 제안한 신조어로, '젊은 감성을 유지하며 활동적이고 기술 문화에 익숙한 40대 소비자'를 지칭하는 말이었다.
그러나 2020년대 들어 '영 포티'는 '젊어 보이려 애쓰는 사람', '시간이 흘렀음을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사람'을 가리키는 냉소적인 밈으로 탈바꿈했다.
'스윗 영 포티'라는 파생 밈도 생겼다. 자신이 젊은 여성에게 매력적인 이성으로 여겨질 수 있다고 믿으며 불쾌한 접촉을 반복하는 중년 남성을 비꼬는 말이다.
소셜 분석 플랫폼 썸트렌드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영 포티'는 온라인에서 10만 회 이상 언급됐는데, 절반 이상이 부정적인 맥락에서 쓰였고, 많은 경우 '늙었다', '역겹다' 등의 표현이 동반됐다.
해당 세대 구간에 속한 기성세대의 상징은 스투시 티셔츠와 나이키 에어 조던 등의 스트리트 웨어, 아이폰 등으로 나타난다.
실제로 갤럽에 따르면 40대에서 애플 제품을 소비하는 경향은 더 짙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년간 Z세대 소비자 사이에서 애플의 시장 점유율은 4%포인트(P) 하락한 반면 40대에서는 12%P 상승했다.
불과 나이 한 살로도 사회적 위계가 갈리고 연장자를 존중하라는 압력을 받게 되는 사회문화적 배경 속에서 청년층의 회의감이 커지는 가운데, 소셜미디어라는 같은 공간에서 여러 세대가 부딪치면서 세대 간 마찰이 심화된 것이 배경으로 지목된다.
이재인 고려대 세종캠퍼스 공공정책대학 교수는 "서로 다른 세대가 각자 다른 문화 공간을 소비하던 예전의 패턴은 거의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치열한 취업 경쟁과 치솟는 집값 속에서 박탈감에 빠진 Z세대가 '영 포티'를 일종의 기득권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심리학자 오은경은 "Z세대의 눈에 영 포티는 기회의 문이 닫히기 전에 통과한 세대"라며 "그들은 단순히 개인적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아니라 특권과 권력의 상징으로 인식된다"고 짚었다.
그러나 '영 포티' 세대가 10대 시절 IMF 외환위기를, 20대 시절에는 혹독한 구직난을 겪어야 했던 세대로, 자신의 취향대로 소비를 즐기기 시작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는 반론도 있다.
지승렬 씨(41)는 "우리는 어릴 때 즐길 것이 거의 없었고, 성인이 돼서야 비로소 무언가를 즐기기 시작한 세대"라며 "우리는 (위아래) 두 문화를 모두 경험한 세대로, 그 사이에 끼어 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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