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AI 전쟁도구화 비판…"무력 분쟁의 비극 더 악화시켜"

세계 평화의 날 담화…"문명 보호하는 원칙 배신"
"종교 이름으로 폭력 정당화하는 일 점점 흔해져"

레오 14세 교황이 17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한 어린이를 축복하고 있다. 2025.12.17. ⓒ AFP=뉴스1 ⓒ News1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레오 14세 교황이 18일(현지시간) 인공지능(AI)을 전쟁 수행에 활용하는 것에 대해 "기술 발전과 AI의 군사적 구현이 무력 분쟁의 비극을 더 악화시켰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AFP에 따르면, 교황은 이날 공개된 '세계 평화의 날'을 위한 첫 메시지를 통해 "생사에 관한 결정이 점점 더 기계에 위임되면서, 정치·군사 지도자들 사이에서 책임을 회피하려는 경향이 심지어 커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는 모든 문명을 뒷받침하고 보호하는 인문주의의 법적·철학적 원칙에 대한 전례 없고 파괴적인 배신"이라고 우려했다.

자율 드론, 예측 알고리즘을 탑재한 대(對)미사일 시스템 등 AI 기술이 전쟁 수행에 활용되며 윤리적 딜레마를 자아내는 세태를 지적한 것이다.

교황은 지난 5월 선출된 뒤로 AI를 윤리적인 방식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해 왔다.

가톨릭교회는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인 매년 1월 1일을 '세계 평화의 날'로 정하고 기념한다.

교황은 정치적 목적을 위해 종교를 사용하는 일 또한 비판했다.

그는 "불행하게도 신앙의 언어를 정치적 전투로 끌어들여 민족주의를 축복하고 종교의 이름으로 폭력과 무장 투쟁을 정당화하는 일이 점점 더 흔해졌다"고 지적했다.

또한 '핵 억지'라는 발상은 "국가 간 관계의 비이성성에 기초해 있다"며 "법, 정의, 신뢰가 아니라 공포와 힘에 의한 지배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비판했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