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키운 소들인데"…분노한 佛 농민들, 바리케이드 설치해 경찰과 충돌
럼피스킨병 발병에 소 207마리 살처분…시위 과정에서 4명 체포
- 이정환 기자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프랑스에서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소 수백 마리가 살처분되는 과정에서 분노한 프랑스 농민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했다.
프랑스24, 프랑스앵포 등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프랑스의 남서부 아리에주의 한 농장에서 럼피스킨병(결절성 피부염)에 걸린 젖소 207마리의 살처분이 실시됐다. 살처분 작업을 맡은 수의사들은 농장에 프랑스 국가헌병대의 호위를 받으며 진입했다.
전날 소 살처분을 저지하기 위해 수백 명의 농민들이 모여 농장 주변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시위를 벌였다.
프랑스 국가헌병대는 11일 밤늦게까지 남아 있던 수십 명의 농부들을 해산시키기 위해 최루탄을 발사했다. 농민들은 돌, 화염병, 기타 즉석에서 제작한 투척물을 던지고 건초더미에 불을 붙였다.
로랑 누네즈 프랑스 내무부 장관은 해산 과정에서 4명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에르베 브라방 지역 행정관은 농장을 소유한 형제가 질병예방 조치에 따라 소 살처분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지역 농민연맹은 "한 형제는 동의했지만, 다른 형제는 반대했다"며 "그들이 이 가족을 갈라놓고 있다"고 반발했다.
농장 소유주 중 한 명의 딸인 마리나 베르제는 소를 죽이는 것은 그들의 "거의 40년"에 달하는 평생의 업적을 파괴하는 것과 같다며 "하룻밤 사이에 가축이 없어지는 상황을 상상할 수 없다"고 AFP통신에 전했다.
애니 제네바르 농업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 질병은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 프랑스 가축의 10%가 폐사할 수 있다"며 살처분 조치의 목표는 "바이러스 확산을 막아 농민들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부 농민들은 소 떼가 수십 년의 시간에 걸쳐 일궈온 자산이라며 병든 소만 도살하고, 발병 지역을 봉쇄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한다.
프랑스에서는 지난 6월부터 사부아 지방을 시작으로 럼피스킨병이 확산하고 있다. 럼피스킨병은 인간에게 전염되지 않지만, 소에게 치명적인 바이러스성 가축전염병이다. 발병 후 나타나는 결절성 피부염이 특징이다.
jw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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