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식민지 수리남 찾은 네덜란드 국왕 "노예제 과오 회피 않겠다"
수리남 국빈방문…지난 2023년 노예제 폐지 160주년에 '왕실 방관' 공식 사과
- 이정환 기자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빌럼 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이 노예 제도가 끝난 지 150년이 조금 넘은 옛 식민지 수리남을 방문해 노예제라는 주제를 회피하지 않겠다고 1일(현지시간) 선언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빌럼 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과 막시마 왕비는 예니퍼 헤이링스 시몬스 수리남 대통령의 초청을 받아 수리남을 국빈 방문해 1일 시몬스 대통령과 회담했다.
이날 회담에서 국왕은 "우리는 역사로부터, 노예제와 같은 고통스러운 요소로부터도 회피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것이 노예 후손들과 토착 공동체에 얼마나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지 알고 있다. 우리는 그들과 대화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또 네덜란드가 "평등과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수리남과 관계를 발전시키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동의 미래를 건설하는 것은 "우리가 서 있는 토대를 고려할 때만 의미가 있다. 그 토대는 우리의 공유된 과거"라고 말했다.
국빈 방문 기간 빌럼 알렉산더르 국왕과 막시마 왕비는 비공개로 노예 후손, 전통 주민, 토착 단체의 대표들을 만날 예정이다.
수리남은 올해 네덜란드로부터 독립 50주년을 맞았다. 네덜란드 국왕의 수리남 방문은 1978년 이후 처음이다.
네덜란드는 16~17세기 약 60만 명의 아프리카 흑인노예를 남미와 카리브해 지역에 실어 나르는 대서양 삼각무역으로 막대한 이익을 거뒀다. 이는 17세기 네덜란드의 문화융성기 '황금시대'의 기반이 됐다.
2023년 한 연구는 네덜란드 왕실이 노예 제도가 만연했던 식민지로부터 1675~1770년 동안 오늘날 가치로 5억4500만 유로(약 9300억 원)를 벌어들였다고 추산했다.
노예제는 1863년 7월 1일 수리남과 다른 네덜란드 식민지에서 공식적으로 폐지됐지만, 10년간의 '과도기'를 거쳐 1873년에야 비로소 종료됐다.
이후 네덜란드는 정부 차원에서 2022년 12월 당시 마르크 뤼터 총리가 노예제에 대한 사과를 발표했다. 다음 해 2023년 7월 빌럼 알렉산더르 국왕이 노예제 폐지 160주년을 맞아 "네덜란드 왕가는 노예제를 멈추기 위한 아무런 조처도 하지 않았다"며 노예무역 행위를 공식으로 사과했다.
jw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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