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마크롱, 푸틴 만나는 美특사와 통화…유럽 입장 전달
미·러 주도 평화협상에 유럽 견제구…위트코프 방러 앞두고 긴급 공조
"우크라에 항복 압박 우려"…친러성향 위트코프 행보에 유럽 불안감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을 방문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회담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두 정상은 회담 도중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특사와 우크라이나 측 협상 대표인 루스템 우메로우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서기와 각각 3자 전화 통화를 실시했다.
두 정상은 회담 중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독일·폴란드·이탈리아 등 주요국 정상들과도 연쇄적으로 통화하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를 확인했다. 이들은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 및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도 통화하며 유럽의 단합된 목소리를 내는 데 주력했다.
이번 통화는 위트코프 특사가 오는 2일 모스크바에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는 가운데 이뤄졌다.
사실상 유럽이 배제된 채 진행되는 미국과 러시아의 담판을 앞두고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유럽이 우크라이나와 함께 견제구를 날린 셈이다.
이처럼 분주한 외교전의 배경에는 미국이 주도하는 평화 협상안에 대한 유럽의 깊은 불신이 자리한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전쟁을 멈추는 더 쉬운 방법은 우크라이나의 항복이기 때문에 모든 압박이 약한 쪽(우크라이나)에 가해질 것을 우려한다"고 밝혔다.
푸틴과 위트코프의 만남이 우크라이나에 불리한 양보를 강요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유럽의 시각을 대변하는 발언이다.
논란의 중심에는 트럼프 행정부가 러시아 측과 조율해 만든 28개 조항 평화안이 있다. 이 계획에는 우크라이나 병력 60만 명 제한, 나토 가입을 금지, 동부 돈바스 영토 할양 등 러시아 측 요구가 대폭 반영돼 우크라이나와 유럽 동맹국들의 거센 반발을 샀다.
이후 제네바 협의 등을 거쳐 조항이 일부 수장됐지만 유럽의 우려는 가시지 않고 있다.
특히 외교 경험이 전무한 부동산 개발업자 출신 위트코프 특사에 대한 의구심도 크다. 그는 최근 크렘린궁 고위 보좌관에게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방법을 조언하는 통화 녹취록이 유출되며 친러시아 성향이라는 비판에 휩싸였다.
이런 가운데 젤렌스키 대통령은 "평화는 진정으로 지속 가능한 것이어야 한다"며 러시아의 조건에 따른 성급한 합의가 아닌 공정하고 항구적인 평화를 위한 유럽의 지지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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