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戰 끝내고 G8 복귀하나…세계 권력 지도 격변 예상
유럽, 美 우크라 종전 계획 중 '러의 세계 경제 재통합' 동의
러, 2014년 G8서 퇴출…우크라 침공 뒤 경제난·고립 심화
- 이지예 객원기자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미국과 유럽이 우크라이나 종전 시 러시아의 주요 8개국(G8) 복귀를 동의했다. 러시아가 강제 퇴출 11년 만에 G8 체계에 재합류할 경우 국제 정치·경제 판도에도 새로운 변화가 예상된다.
E3(영국·프랑스·독일·등 유럽 주요 3개국)는 2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 역제안한 우크라이나 평화 계획에서 "러시아를 점진적으로 세계 경제에 재통합한다"고 명시했다. 또 "제재 해제를 단계적으로 사안별로 논의하고 합의한다", "러시아를 G8에 다시 초대한다"고 적시했다.
러시아의 국제 경제 재편입과 관련한 유럽의 이 같은 의견은 '점진적', '단계적' 같은 신중한 표현을 추가했다는 점만 빼면 미국이 러시아와 마련한 원안과 내용이 일치한다.
일간 텔레그레프는 유럽이 러시아에 '세계 무대 복귀'의 길을 열어줬다고 평가했다. 뉴스위크는 "세계 경제로의 단계적 재통합으로 러시아에 탈출구를 열어주는 것"이라며 "유럽이 상당한 양보를 했다"고 강조했다.
미국·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캐나다·일본로 이뤄진 G7은 본래 러시아를 포함한 G8이었다. 러시아는 1997년 G8 합류로 서방과의 협력 확대와 국제사회 입지 강화를 꾀했다. 서방 역시 러시아를 자신들 주도의 G8 질서 안에 묶어둠으로써 냉전 종식 이후 글로벌 정세 안정을 노렸다.
G7 국가들은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하자 러시아의 G8 회원 자격을 정지시켰다. 이후 러시아는 국제사회에서 점차 고립되면서 중국·이란 등 반서방 진영과 연대를 심화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의 G8 복귀를 꾸준히 주장해 왔다. 서방의 러시아 G8 퇴출을 '실수'라고 지적하며 러시아를 계속 데리고 있었다면 우크라이나 전쟁이 벌어지지 않았을 거라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심지어 러시아에 중국까지 포함해 G9을 만들자고도 했다. 반미 동맹을 구축하려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대화할 수 있는 틀을 만들자는 건데 당연히 다른 회원국들은 반대했다.
G8 복귀는 푸틴 대통령에게도 솔깃한 제안이다. 러시아는 자국이 빠진 G7을 '쓸모없다'며 영향력을 깎아내렸지만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이 전방위적인 제재를 확대하면서 극심한 경제난에 빠진 상황이다.
러시아 배제는 국제 경제에도 부메랑으로 날아왔다. 주요 원자재 수출국인 러시아와 거래가 불가해지자 에너지·곡물 가격이 급등했다.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유럽은 에너지 안보와 대러 제재 사이에서 딜레마에 처해 있다.
ez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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