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웅 표는 안되나요"…英정부, 티켓 재판매 '원가'로 제한한다

티켓 재판매 플랫폼 암표 거래 규제 마련
"은밀한 거래 늘어 사기 위험 높아질 수도" 지적도

영국 록 밴드 오아시스(Oasis)의 멤버 리암 갤러거와 노엘 갤러거 공연 모습 <자료 사진> ⓒ AFP=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영국 정부가 19일(현지시간) 공연·스포츠 티켓을 막대한 웃돈을 붙여 재판매하는 관행을 근절하기 위한 계획을 발표한다. 뮤지션이나 운동선수 팬들은 재판매 티켓 가격이 엄청나게 부풀려진 데 대해 오래 전부터 불만을 가져와 암표상 규제가 노동당 정부의 선거 공약이기도 했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암표 거래 규제는 음악·연극·코미디·스포츠 티켓 재판매 가격을 원가(정가) 수준으로 제한하는 것이 골자다. 또 재판매 플랫폼은 새 규정을 감시·집행할 법적 의무를 지게 된다.

이번 결정에는 최근 샘 펜더, 두아 리파, 콜드플레이 등 수십 명의 아티스트가 공개서한을 통해 키어 스타머 총리에게 팬 보호를 촉구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이들 뮤지션은 총리에게 팬들을 착취하는 "협박적이고 악의적인" 재판매 웹사이트를 폐쇄할 것을 촉구했다.

소비자 감시 단체인 'Which?', 축구 서포터즈 협회, 그리고 음악 및 연극 산업, 공연장, 티켓 판매업체를 대표하는 단체들도 서한에 서명했다.

문화·미디어·스포츠부(DCMS)는 산업적 규모의 암표 거래를 종식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며, 이 정책이 평균 37파운드의 가격 인하 효과가 발생해 연간 1억1200만 파운드가량 팬들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쟁시장청(CMA) 분석에 따르면 현재 재판매 티켓은 평균 50% 이상 웃돈이 붙어 있으며, 일부는 원가의 6배에 거래된 사례도 확인됐다. 소비자 단체 'Which?'는 이번 조치가 "팬들에게 큰 희소식"이라며 전문 암표상들을 억제하고 티켓을 진정한 팬들에게 돌려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티켓마스터의 모회사 라이브네이션은 자사는 이미 영국 내 재판매를 정가로 제한하고 있다며 이번 계획을 "팬들을 위한 또 하나의 진전"이라고 밝혔다. 반면 비아고고, 스텁허브 등 일부 플랫폼은 가격상한제가 오히려 비규제시장과 소셜미디어로 수요를 몰아가 사기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