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동부 요충지 함락 초읽기…2년 만의 최대 전과 눈앞

철도·도로 교차하는 '돈바스 서쪽 관문' 포크로우스크…러, 병력 8배 우위로 총공세
함락시 푸틴 협상력 강화…우크라軍 "영토 위해 병사 희생 안돼" 주장도

지난 3월 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 제14공격여단 '체르보나 칼리나' 소속 병사들이 도네츠크 주 포크로우스크 근처 전선에서 러시아군을 향해 곡사포를 발사하고 있다. 2025.03.03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의 전략적 요충지인 포크로우스크 점령을 눈앞에 두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포크로우스크는 돈바스 지역의 핵심 보급로이자 교통 중심지다. 주요 도로와 철도가 교차하는 이곳이 무너지면 우크라이나 방어선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이곳을 차지한다면 러시아 입장에서는 2023년 5월 바흐무트 함락 이후 2년 만에 가장 큰 군사적 성과가 된다.

포크로우스크를 발판으로 러시아가 북쪽 크라마토르스크와 슬로뱐스크 등 남은 주요 도시로 진격한다면 전쟁의 흐름이 크게 바뀔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쟁 전 포크로우스크는 인구 6만 명 규모의 작은 탄광 도시였지만 지금은 폐허 속에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는 최전선이 됐다.

현장 상황은 우크라이나에 매우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 지역의 러시아군 병력이 우크라이나군의 8배에 달한다고 토로했다.

러시아는 소규모 보병 부대를 끊임없이 침투시켜 우크라이나군 진지를 잠식하는 전술을 사용하고 있으며, 도시 대부분은 어느 쪽도 완전히 통제하지 못하는 회색 지대가 됐다.

러시아는 이 도시를 점령하기 위해 막대한 희생을 감수했다. 우크라이나군에 따르면 교전비 자체는 우크라이나에 유리하다. 일부 전선에서는 러시아군의 사상자가 우크라이나군의 10배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한 장교는 WSJ 인터뷰에서 자신이 속한 여단이 하루에 50~100명의 러시아인을 사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압도적인 무기 우위로 우크라이나를 압박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머리 위로 날아다니는 러시아 드론이 우크라이나 드론보다 10배 많다고 지적했다. 포크로우스크 시가지에선 거의 매시간 러시아 측에서 쏜 활공 폭탄이 터진다.

우크라이나는 어려운 선택 앞에 섰다. 병력을 아끼기 위해 전략적으로 후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5공수여단의 한 장교는 "영토를 위해 사람을 희생하지 않는 힘든 결정이 제때 내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포크로우스크 함락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우크라이나 지원은 낭비'라는 주장을 펼칠 강력한 카드가 된다. 서방의 군사 지원 동력도 약화할 수 있다.

이를 의식한 듯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 군인들을 보호하는 게 가장 중요한 과제"라면서도 포크로우스크 후퇴 여부를 명확히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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