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외무 "나토와 EU 국가 공격 계획 없어…명문화 가능"

라브로프 "나토가 논의 회피해" 전쟁 장기화 책임 돌려

27일(현지시간)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오른쪽)이 모스크바에서 최선희 북한 외무상을 만나고 있다. 2025.10.27. ⓒ AFP=뉴스1 ⓒ News1 이정환 기자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8일(현지시간) 러시아가 미래 안전보장 조치를 통해 어떠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또는 유럽연합(EU) 회원국도 공격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담을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튀르키예 아나돌루 통신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벨라루스 민스크에서 열린 유라시아 안보 국제회의 연설에서 "우리는 현재의 나토 또는 EU 회원국을 공격할 의도가 전혀 없었으며, 앞으로도 없다는 점을 반복해서 말해왔다"며 "유라시아의 이 지역을 위한 미래 안전보장 조치에 이러한 입장을 명문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발언했다.

이어 라브로프 장관은 EU 지도자들이 러시아와 논의를 회피하고 있다며 이들이 전쟁 후 러시아를 겨냥한 안전보장 조치를 모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나토가 "중국 봉쇄, 러시아 고립, 북한과의 대결"이라는 목표를 갖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확장하고 있다며 서방이 "새로운 유럽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이날 라브로프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시선을 드러내며 유럽 나토 회원국 대부분이 분쟁을 해결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를 포기하도록 설득하려고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위기 해결에 진심으로 전념하고, 미 측의 제안을 바탕으로 앵커리지 정상회담에서 발전된 원칙을 계속 유지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휴전 논의는 서방 측의 '현 전선 동결' 제안을 러시아가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 러시아는 일시적인 휴전이 아닌 우크라이나 나토 가입 저지 등 자국을 위한 '안전보장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휴전을 중재해 온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취소하고 취임 후 첫 대러 제재를 가하며 러시아를 압박하고 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