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AI 장관' 임명한 알바니아 "디엘라, 아이 83명 임신"

집권당 국회의원 83명에 'AI 가상 비서' 제공 계획

알바니아 공식 전자행정 플랫폼 '이알바니아(e-Albania)'에 등장하는 AI 장관 디엘라의 모습 (출처=이알바니아)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에디 라마 알바니아 총리가 자국에서 제작한 세계 최초의 인공지능(AI) 장관 '디엘라'가 "83명을 임신했다"고 밝혔다. 집권당인 사회당 의원 83명에게 개인 AI 비서를 제공하겠다는 발표를 '임신 소식'이라는 다소 황당한 비유로 전했다.

NDTV, 메트로 등에 따르면 25일(현지시간) 라마 총리는 '베를린 글로벌 대화'에 참석해 디엘라 장관이 "임신했다"며 "83명의 아이를 출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곧 태어날 아이들은 사회당 소속 83명의 국회의원에게 배정된 가상 비서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라마 총리는 "아이들은 의회 세션에 참여하고 일어나는 모든 일을 기록하면서 국회의원들에게 제안하는 비서 역할을 한다"며 "EU, EU 법률 등 모든 것에 대해 어머니만큼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디엘라의 '아이들'은 2026년 말까지 가동돼 국회의원들의 일상 업무를 돕게 될 것이라고 라마 총리는 소개했다.

라마 총리는 "예컨대 커피를 마시러 나갔다가 업무 복귀를 잊었을 경우, 이 아이는 의회 회의장에 당신이 없을 때 무슨 이야기가 오갔는지 알려주고, 누구에게 반박해야 할지 제안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에디 라마 총리는 지난달 11일 정부포털에서 가상 비서로 활동하던 디엘라를 공공입찰을 감독하는 정부 장관으로 임명했다.

당시 라마 총리는 디엘라는 AI를 통해 가상으로 생성된 최초의 정부 구성원이라며 디엘라가 모든 공공입찰 관련 결정을 맡아 "부패가 100% 차단되고, 입찰 절차에 제출되는 모든 공적 자금이 투명하게 관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알바니아 국가정보사회국이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해 개발한 대규모언어모델(LLM) 서비스인 디엘라는 알바니아어로 '태양'을 뜻한다. 이 서비스는 알바니아 전통의상을 입은 여성의 모습으로 만들어졌다.

디엘라는 공식 전자행정 플랫폼인 '이알바니아(e-Albania)'에서 시민들의 각종 문서와 서비스 이용을 돕는다. 총리실에 따르면 디엘라는 지난달까지 97만 2000건의 상호작용을 기록했고, 3만 6000건의 문서에 디지털 인장을 찍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