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쉐린 별점 돈주고 샀나…"韓 등 각국 관광청과 거액 협력"

英매체 "수익원 확대 과정서 각국 현지판 안내서 발간 제휴"

미쉐린 마스코트 '비벤덤'. 2019.2.11 ⓒ 로이터=뉴스1 ⓒ News1 이지예 객원기자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세계 최고의 '맛집 안내서'로 통하는 미쉐린 가이드가 음식점 평가 기준을 둘러싼 논란에 휘말렸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21일(현지시간) 미쉐린 가이드가 수익원 확대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전 세계 관광청들과 제휴를 맺고 거액의 금액을 받는다고 보도했다.

미쉐린 가이드는 프랑스 타이어 업체 '미쉐린'이 발간하는 미식 안내서로 124년 넘는 역사와 권위를 자랑한다. 미쉐린 가이드가 부여하는 1~3개의 별은 레스토랑과 셰프(총괄 요리사)들이 꿈꾸는 최고의 영예다.

보도에 따르면 요식 업계에서 미쉐린 가이드가 각국 관광청으로부터 수백만 달러를 받고 브랜드 계약을 체결한 음식점을 우대한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각국 관광청은 관광 산업 증진과 경제 활성화를 위해 자국 레스토랑을 홍보하는 데 미쉐린 가이드와 협력을 꾀하고 나섰다.

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부터 이스라엘, 미국 각 주(州)에 이르기까지 여러 국가의 관광청이 미쉐린 가이드 측에 자국판 안내서 발간을 의뢰해 왔다.

한국관광공사도 2016년 첫 출간 이후 4년에 걸쳐 총 100만 달러(약 14억 원)를 미쉐린 측에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쉐린 가이드 공식 홈페이지를 보면 2025년 기준 미쉐린 별을 받은 한국 음식점은 서울 37곳, 부산 3곳 등 모두 40곳이다.

CNN방송은 태국 관광청 역시 2017년 미쉐린 측에 440만 달러(약 64억 원)를 주고 미쉐린 가이드를 발간했으며, 당시 17개 식당이 별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각국 관광청으로부터 돈을 받고 안내서를 발간하는 협력 관계는 미쉐린 가이드의 독립성과 신뢰성, 돈에 매수되지 않는다는 명성에 흠집을 낸다는 지적이 많다.

덩이팅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경영대학 연구원은 "정부, 여행사, 여타 관련 기관과 지나치게 협력하면 신뢰성은 물론 다른 기관이 결정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의문이 제기될 것"이라고 일간 더 타임스에 말했다.

미쉐린 가이드 측은 관광청과의 협업이 반드시 '별'을 보장하는 건 아니라며 "파트너들은 우리가 제시하는 가치를 신뢰하며 독립성을 지켜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ez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