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 뒷돈 공모' 사르코지, 21일 수감…佛대통령 첫 불명예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이 2021년 10월 프랑스 남서부 보르도에서 열린 제76차 프랑스 전국 공인회계사 협회 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1.10.8 ⓒ AFP=뉴스1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이 2021년 10월 프랑스 남서부 보르도에서 열린 제76차 프랑스 전국 공인회계사 협회 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1.10.8 ⓒ AFP=뉴스1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리비아 독재자 카다피로부터 불법 자금을 받은 사건에 공모한 혐의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70)이 오는 21일부터 파리 라상테 교도소에서 복역하게 된다고 AFP 통신이 13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AFP는 취약계층 수감자 전용 시설에 수감되거나 독방에 수감될 가능성이 있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사르코지는 현대 프랑스 역사상 처음으로 수감되는 대통령이자 유럽연합(EU)에서도 최초로 수감되는 국가 원수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앞서 사르코지는 2007년 대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리비아의 독재자인 고(故) 무아마르 카다피와 공모한 혐의로 지난 9월 25일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법원은 다만 사르코지가 직접 불법 자금을 수수한 증거는 부족하다고 보고 공금 횡령뇌물 수수·불법 선거자금 조달 등 핵심 혐의에 대해선 무죄를 선고했다. 사르코지는 1심 판결에 불복해 즉각 항소했다.

검찰은 사르코지와 보좌관들이 사르코지의 권한과 명의로 2005년 카다피와 협상해 2년 후 프랑스 대선 출마를 불법적으로 지원하도록 했다고 판단했다.

그 대가로 사르코지 측은 카다피에게 국제적 이미지 회복을 약속했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당시 리비아는 수백 명의 승객의 목숨을 앗아간 1988년 스코틀랜드 항공기 폭탄 테러와 1989년 니제르 항공기 폭탄 테러로 서방에서 고립 위기에 처했었다.

공화당 소속의 보수 정치인인 사르코지는 2007년 대선에서 승리해 자크 시라크 대통령의 후임으로 취임했다. 당선 직후 독재자 카다피를 국빈 방문으로 초청해 국내외에서 비난을 샀다. 2012년 재선 도전을 앞두고 카다피 뒷돈 수수 문제가 불거지며 패했다.

사르코지는 이 외에도 많은 법적 문제에 직면해 있다.

2014년 현직 판사에게 자신의 불법 선거자금 혐의 수사 관련 재판 거래를 시도한 혐의로 지난해 대법원에서 1년의 징역형이 확정됐다. 이에 사르코지는 올 초 3개월 간 전자 발찌를 착용한 후 조기 가석방됐다.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6개월을 선고받은 2012년 대선 자금 불법 조달 혐의 재판은 상고심 단계에 있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