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러 스파이 혐의 3명 체포…경찰 "대리인 고용 늘어"
에식스서 남성 2명·여성 1명 검거…러 연계 국가안보법 위반 혐의
'그림자 전쟁' 나선 러시아, 제3국인 고용해 서방 교란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영국 경찰은 런던 북동쪽 에식스에서 러시아 정보기관을 도운 혐의로 3명을 체포했다고 18일(현지시간)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체포된 이들은 남성 2명과 여성 1명으로 2023년 제정된 영국 국가안보법(NSA) 위반 혐의를 받는다.
남성 2명은 각각 41세, 46세였으며 여성은 35세였다.
영국 경찰은 이번 수사가 러시아와 관련돼 있다고 발표했다. 도미니크 머피 런던 경찰청 대테러부서장은 "최근 국가안보 사건들을 보면 외국 정보기관이 '대리인'으로 부를 만한 인물을 고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짚었다.
러시아 정보기관이 직접 나서기보다는 제3국 국적자나 금전적 동기를 가진 개인을 고용해 스파이 활동을 벌이는 경향을 지적한 것이다.
실제로 지난 3월 유죄 판결을 받은 불가리아 국적 스파이 조직원 6명은 러시아를 대신해 유럽 전역에서 정적 감시와 정보 수집 활동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사건은 영국 내에서 러시아 연계 스파이 활동이 잇따라 적발되는 가운데 벌어졌다.
지난 7월에는 전직 국방장관의 개인정보를 러시아 측에 넘기려 한 혐의로 65세 영국인 하워드 필립스가 유죄 판결을 받았다. 필립스는 실직 후 금전적 보상을 노리고 스파이 활동에 자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이렇게 대리인을 고용해 간첩 활동을 벌이는 행위를 러시아의 '그림자 전쟁' 일환이라고 보고 있다. 직접적인 군사 충돌을 피하면서도 사보타주(파괴 공작)와 허위 정보 유포 등을 통해 사회 혼란을 야기하고 안보를 위협하는 회색지대 전술이라는 것이다.
이에 맞서 영국은 국내 정보기관 MI5와 경찰 대테러 조직을 중심으로 대응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2023년 제정된 국가안보법은 외국 정부를 위해 활동하는 스파이나 대리인을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제공한다. 필립스 사건에 이어 이번 사건에도 국가안보법이 적용됐다.
한편 머피 대테러부서장은 현재 영국인 2명이 러시아 민간군사기업 바그너 그룹의 지령을 받고 우크라이나 관련 사업체 창고에 불을 지르려 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지만 이번 사건과는 연관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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