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수저' 출신 영국 부총리, 세금 미납에 결국 사임
차기 유력 노동당 대표였으나 부동산 세금 누락 의혹 받아
-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앤절라 레이너(45) 영국 부총리 겸 주택지역사회 장관이 부동산 세금 누락 논란 끝에 5일(현지시간) 사임했다. 정부 윤리 자문위원회 조사 결과, 레이너가 장관 행동 강령을 위반한 것으로 결론 나면서 키어 스타머 총리에게 사직서를 제출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레이너는 올해 5월 영국 남부 휴양지 호브에서 80만 파운드(약 15억 원)짜리 아파트를 사들이는 과정에서 교묘하게 탈세해 재산세 4만 파운드를 아꼈다는 의혹을 받고 있었다.
레이너는 지난 3일 세금을 제대로 납부하지 않은 사실을 인정하고, 스스로 윤리 자문위원에게 조사를 요청했다. 그 후 레이너가 법률 자문의 경고를 따르지 않았고 “행동 강령을 위반했다는 판단이 나왔다.
레이너는 이날 키어 스타머에게 보낸 사직서에서 “최고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점을 받아들인다”며 “이 실수에 대해 전적인 책임을 진다”고 밝혔다. 이어 “전문적인 세무 자문하지 않은 결정을 깊이 후회한다”고 덧붙였다.
스타머 총리는 “정부에서 당신을 잃게 되어 매우 슬프다”면서도 “당은 여전히 당신을 중요한 인물로 여길 것”이라고 답했다.
이번 사임은 노동당 정부에 또 다른 타격으로 작용하고 있다. 노동당 정부는 지난해 7월 집권 이후 복지 정책 철회, 난민 대응 실패 등으로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으며, 극우 성향의 영국개혁당이 여론조사에서 앞서는 상황이다.
노동 계층 출신인 레이너는 가족들과 공공주택에서 생활하며 어려운 유년 시절을 보냈다. 16살에 임신해 학교를 그만뒀다가 사회복지사 일을 시작했고, 노조 활동을 계기로 정치에 입문했다. 그동안 유력한 차기 노동당 대표로 꼽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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