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러 침공 빠진 SCO 선언문 비판…"현실 외면한 것"

'전쟁은 서방 탓' 푸틴 주장은 반영 안 된 점 긍정 평가
중국 향해서는 "우크라 평화에 더 적극적인 역할" 요구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이 2024년 12월 5일 (현지시간) 몰타 타칼리에서 열린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회의에 참석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 2024.12.06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우크라이나는 상하이협력기구(SCO) 회원국들이 1일(현지시간) 채택한 공동선언문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관련 내용이 누락된 점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이날 공식 성명을 내고 "20쪽에 달하는 중요한 기본 문서(톈진 선언)에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벌어진 가장 큰 침략 전쟁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놀랍다"고 평가했다.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전쟁이 언급되지 않은 점을 "의미심장하다"고 평가하며 SCO 회원국들이 현실을 외면했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우크라이나는 이번 선언문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빠진 것은 러시아의 외교적 실패라는 해석도 내놨다. 러시아가 SCO를 통해 자국의 입장에 대한 국제적 지지를 확보하려 했으나, 회원국들의 동의를 얻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자국에 대한 동정 여론이 서방 세계에만 국한된 것처럼 보이게 하려는 러시아의 시도가 실패했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또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중국을 향해 "중국의 중요한 지정학적 역할을 고려할 때, 우리는 유엔 헌장을 존중하는 기반 위에서 우크라이나에 평화를 가져오는 데 중국의 더 적극적인 역할을 환영한다"고 요구했다.

지난달 31일부터 1일까지 중국 톈진에서 열린 이번 SCO 정상회의는 서방 중심 국제 질서에 대응하는 성격이 짙었다.

이를 무대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연설에 나서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원인이 2014년 서방이 조장한 쿠데타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동진에 있다고 주장하며 서방에 책임을 돌렸다.

하지만 최종 채택된 공동선언문에는 푸틴 대통령의 이런 주장이 반영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관련 언급이 완전히 빠진 것이다. 대신 선언문은 △미국의 관세 부과 등 일방적 경제 제재 반대 △이란 핵시설에 대한 미국·이스라엘의 공격 규탄 △인도령 카슈미르에서 발생한 파할감 테러 규탄 등의 내용을 담았다.

한편 러시아와의 정상회담 가능성이 희미해지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유럽과 공조를 강화하고 있다. 그는 오는 4일 프랑스에서 유럽 정상들과 만나 향후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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