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 몰수된 美 식품업체, 북한·중국 수출 검토
-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러시아가 자국 식량 안보를 이유로 몰수한 미국 소유 통조림 식품업체 글랍프로둑트(Glavproduct)가 감소한 매출을 만회하기 위해 중국과 북한으로 수출을 추진 중이라고 로이터통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은 확보한 문건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해당 업체는 러시아 최대의 통조림 식품 생산업체로, 미국 로스앤젤레스 거주자 레오니드 스미르노프가 창립했다. 하지만 2024년 10월 러시아 정부는 자국 식량 공급에 전략적 중요성이 있다는 이유로 이를 몰수했다.
문건에 따르면, 최근 글랍프로둑트의 매출은 급감했지만, 생산량은 기존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재고 과잉으로 신규 시장 개척과 창고 용량 확대 전략이 추진되고 있다. 몰수 이후 공장이 계속 가동됐지만 유통망과 브랜드 신뢰가 흔들리면서 판매가 급감한 것이다.
이에 글랍프로둑트의 국영 지정 신경영진은 지난 6월 중동과 북한 등 새로운 수출 시장을 검토했으며, 중국에 대한 판매도 확대할 계획이다. 중국은 지난해 이 회사의 매출 중 약 1%만을 차지했던 국가다.
스미르노프 창립자는 “정부가 러시아 식량 안보를 위해 회사를 몰수했다고 주장했지만, 실제로는 그 명분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외국인 자산에 대한 부당한 압류로 생각한 것이다. 그는 현재 회사를 되찾기 위한 법정 공방을 진행 중이며, 다음 심리는 오는 11일 모스크바 중재법원에서 예정돼 있다.
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지난 6월 27일 민스크에서 미국 기업의 러시아 복귀를 환영한다고 밝혀 지난해의 글랍프로둑트 몰수와는 모순된 행동을 보였다. 이는 러시아가 미국 기업을 러시아 국내로 돌아오게 한 후, 국가 통제하에 두고 싶어 하는 것이라고 로이터는 보았다.
로이터는 "크렘린이 추진하는 글랍프로둑트 활용 계획은 국가 통제하에 외국인 소유 자산을 관리하려는 러시아의 정책 방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논평했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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