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경제학상 수상자 7명 "초부유층 겨냥한 최저세율 도입해야"

르몽드 공동 기고…"모든 조세 회피 겨냥해 효율적"
초 부유층 과세 강화 요구로 '주크만세' 부상…佛상원서 '퇴짜'

6월 1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주크만세' 지지 집회에 참여해 "2%는 우리에게는 아무 것도 아니다"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있다. 2025.06.12. ⓒ 로이터=뉴스1 ⓒ News1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7명이 프랑스 상원에서 부결된 '주크만세'를 지지하며 이른바 '슈퍼 리치'에 대한 최저 세율을 도입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8일(현지시간) RFI에 따르면 이들은 프랑스 일간 르 몽드를 통해 '초부유층에 대한 글로벌 과세를 도입하자'는 제목의 공동 기고문을 발표했다.

2024년 수상자 대런 애쓰모글루(다론 아제모을루) MIT 교수와 사이먼 존슨 MIT 교수, 2019년 수상자 에스테르 뒤플로 MIT 교수와 아비지트 바네르지 MIT 교수, 2001년 수상자 조지 애컬로프 UC버클리 명예교수와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 2008년 수상자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 등이 기고에 참여했다.

이들은 먼저 포브스 자료를 인용, 글로벌 억만장자들이 보유한 자산이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14%에 해당하지만, 프랑스 억만장자들은 자국 GDP의 거의 30%에 달하는 부를 점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억만장자들에게 고정된 최저 세율을 적용하는 방안은 부의 재분배에 효과적이고 공정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 세금은 그 성격과 관계없이 모든 조세 회피 형태를 겨냥하므로 효율적"이라며 "주로 '공격적 절세 전략'에 나서는 최상위 부유층 납세자들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G20이 논의 중인 '순자산의 2%에 해당하는 글로벌 억만장자 최소세' 등 국제적 논의도 환영한다며 "(논의가) 추진력을 얻어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국제적 논의가 최종 완성될 때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다"며 "1954년 프랑스가 부가가치세(VAT)를 도입했던 것처럼 다른 나라들이 모범을 보이며 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크만세는 프랑스 경제학자 가브리엘 주크만의 이름을 딴 법안으로, 1억 유로(약 1470억 원) 이상 자산을 보유한 개인에게 2% 최저 세율을 적용하는 '차등 기여'를 도입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초부유층의 소득세·법인세 회피를 막고 세수 형평성을 높이자는 것이 주된 취지다. 최근 프랑스 내 경제적 불평등 심화, 연금 개혁 반발 등과 맞물려 초부유층 과세 강화 요구가 커진 데 따른 움직임이다.

프랑스 하원이 좌파 연합 주도로 이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지난달 상원에서 법안이 부결됐다. 실제 입법화는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이나, 좌파 정당들은 2027년 대선과 향후 총선에서 부유세를 주요 쟁점으로 삼겠다는 입장이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