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MI6 수장, 조부 나치 이력 논란에 "만난 적도 없다" 선긋기
MI6 국장 조부, 나치 스파이로 활동…소련 최우선 수배자 명단에 올라
-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영국 해외정보기관 MI6의 최초 여성 국장으로 내정된 블레이즈 메트러웰리(47)가 자신의 조부가 나치 독일의 스파이라는 논란이 일자 MI6는 메트러웰리가 "조부를 알지도 못한다"고 해명했다.
BBC 방송에 따르면 영국 외교부 대변인은 MI6를 대표해 "블레이즈의 가계는 갈등과 분열로 특징지어지며, 동유럽 출신의 많은 사람들처럼 부분적으로만 이해할 수 있다"며 그가 조부를 만난 적도, 알지도 못한다고 밝혔다.
또 "바로 이 복잡한 유산이 그녀가 현대의 적대적 국가들로부터 영국 국민을 보호하고 갈등을 예방하기 위해 MI6의 차기 수장으로 헌신하게 된 배경"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데일리메일은 독일 프라이부르크의 한 문서 보관고에서 발견한 문서를 인용해 메트러웰리의 조부인 콘스탄틴 도브로월스키가 나치 점령하 우크라이나 체르니히우 지역의 정보원으로 활동했으며 독일 국방군 지휘관들로부터 '살인자'(Butcher) 내지는 '30호 요원'으로 불렸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1917년 러시아 볼셰비키 혁명에서 가족이 몰살당하자 러시아에 복수를 다짐하게 됐다. 이후 그는 나치 상급자에게 보낸 편지에 "히틀러 만세"라고 서명했으며 유대인 학살에도 직접 참여했다. 또 도브로월스키가 홀로코스트 희생자의 시신을 약탈하고 여성 수감자가 성폭행당하는 장면을 지켜보며 웃었다는 내용도 문서에 적혀 있었다.
BBC 또한 도브로월스키가 1969년 소련 정보기관인 KGB가 작성한 최우선 수배자 명단에 포함됐으며 이를 기반으로 그가 1960년대까지 생존했었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BBC가 인용한 문서에 따르면 도브로월스키는 소련 시민 처형에 참여했으며 그가 독일 정보국의 일원이었다. 1943년에는 그가 소련에서 독일인들과 함께 탈출했다.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도브로월스키의 아내 바버라가 그의 2살짜리 아들 콘스탄틴 주니어는 영국으로 피신했고 데이비드 메트러웰리와 결혼했다. 콘스탄틴은 계부의 성으로 바꿨고 방사선과 의사로 일하면서 영국군에서 복무했다.
딸인 블레이즈는 1977년에 태어났고 케임브리지 대학을 졸업한 뒤 22살 나이에 MI6에 입사했다. MI6에서 그는 중동과 유럽에서 일했으며 현재 기술 혁신 관련 업무를 맡고 있다. 올해 후반에는 리처드 무어 국장의 자리를 이어받을 예정이다.
gw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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