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in포커스]이탈리아 새 상원의장도 무솔리니 신봉자
이그나치오 라 루사…유력 새 총리 멜로니와 함께 '이탈리아 형제들' 창당 주역
9월 25일 치러진 총선 결과 극우 이탈리아형제들 포함 우파연합 승리
- 최서윤 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이탈리아에서 지난달 25일 치러진 총선 결과 조르자 멜로니(45) 이탈리아형제들(Fdl) 대표의 취임이 유력해진 데 이어, 상원의장직에는 FdI 공동 창당 주역인 이그나치오 라루사(75) 의원이 선출됐다고 13일(현지시간) AFP 통신이 보도했다.
멜로니와 라루사는 극우 정당 FdI를 공동 창당했으며, 두 사람 모두 '이탈리아의 히틀러' 베니토 무솔리니의 신봉자로 꼽힌다.
총선 결과 FdI가 1위를 차지하고 FdI 포함 우파연합이 46% 이상 득표, 의회 상·하원 과반 및 총리 배출이 가능해진 것이다.
◇논란의 극우 정당서 정치 인생 시작
라루사는 1947년 7월 18일 시칠리아 카타니아 인근 파테르노에서 태어났다. 풀네임이 이그나치오 베니토 라 루사로, 중간이름 베니토는 무솔리니와 같다.
부친 안토니노 라루사는 무솔리니의 파시스트당(NFP) 시칠리아 지역 관리였다.
부친의 영향 때문인지 그는 극우 민족주의자로 성장, 무솔리니 추종자들이 2차 세계대전 이후 창립한 극우 정당 이탈리아사회운동(MSI)에서 정치를 시작했다.
MSI 청소년 모임 활동가였고, 법학도이자 변호사로서 능변을 뽐내 38세에 롬바르디아에서 MSI 지역 의원으로 당선했다. 13세 때 가족과 밀라노로 이주한 이래 줄곧 롬바르디아 지역에서 거주해온 터다.
이후 라루사는 1992년 MSI 소속으로 하원의원에 당선, 2018년까지 무려 8선을 했다. 1994~1996년 하원 부의장을 지냈다.
그 사이 1995년 MSI가 해산되자 후신 국민동맹(NA)에 합류했다. NA마저 해산되자 실비오 베를루스코니가 이끄는 우파 연합에 소속, 베를루스코니 정부 시절이던 2008~2011년 국방장관도 역임했다.
국방장관 시절 라루사의 가장 큰 업적은 리비아 전쟁 참전을 총리에게 설득한 공로다. 당시 전쟁은 2011년 무아마르 카다피 축출로 끝났다.
이후 2018년에는 상원에 입성, 현재 재선 상원의원이자 직전까지 상원 부의장을 맡아 왔다.
그가 정치 인생을 시작한 MSI는 1946년 창당해 1995년 해산까지 논란이 된 극우 정당이다.
라루사는 MSI에 대해 "전쟁에서 패배한 사람들의 정당이지만, 그들은 민주적 선택에 대한 테러나 반란은 결코 생각한 적 없었다"며 옹호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올초 코리에르 델라 세라 신문과의 인터뷰에서도 "물론 그들은 '다른' 역사관을 갖고 있었지만, 그보다 더 민주적일 수 없는 정당을 만들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네오파시즘 논란 끊이지 않아
라루사는 멜로니처럼 무솔리니 정권이 독재 정권이었다는 점은 인정을 거부해왔다. 다만 스스로와 당의 네오파시즘적 뿌리에 대해서는 다소 모호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한번은 선거운동 중 롬바르디아 지역 치안당국 책임자인 동생 로마노 라루사가 극우 운동가의 장례식에서 파시스트 경례를 했다가 비난을 받자, 그는 "심각한 실수"라며 선을 긋기도 했다.
그래놓고는 불과 며칠 뒤 TV에 출연, "우리는 모두 조부모와 부모의 상속인이니, 마찬가지로 '일 듀스(무솔리니 지칭)'의 상속인 아니겠느냐"는 궤변을 주장해 논란이 됐다.
부정적인 이미지를 탈바꿈하려 종종 유머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그 유머 또한 논란을 남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되던 2020년 2월 그는 트위터에 "아무와도 악수하지 마세요. 감염은 치명적입니다"라고 적으며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정책을 조롱했다.
또 "로마식 경례와 항바이러스제, 항균제를 사용하세요"라는 메시지를 올렸다가 삭제하기도 했다.
코리에르 신문은 2018년 그의 밀라노 자택을 방문했다가 집안에서 그가 수집한 무솔리니 동상과 메달, 검음 셔츠와 식민지 이탈리아 관련 사진 및 서적 등 파시스트 잔재를 촬영, 보도한 바 있다.
현재 라루사는 미국 역사의 팬으로, 세 아들의 이름을 아메리카 원주민 부족이나 전사의 이름을 따서 각각 안토니노 제로니모, 로렌조 코키스, 레오나르도 아파치라고 지었다.
◇이탈리아판 '라스푸틴' 탄생 예고
이탈리아의 유명 작가 움베르토 에코는 라루사를 '라스푸틴' 같다고 평한 바 있다. 그의 긴 머리와 수염을 빗댄 표현이지만, 이번에 상원의장이 되면서 진짜 이탈리아판 라스푸틴 탄생이 예상된다.
그리고리 라스푸틴은 러시아 제국 시절 수도자로, 황태자의 병을 호전시켜 니콜라이 2세의 신임을 얻은 뒤 비선실세로 국정을 주무르다 제국의 몰락에 일조한 것으로 평가받는 논란의 인물이다.
새 총리 취임이 유력한 멜로니는 이미 라루사를 "공복(公僕), 애국자"로 칭송하고, 자신과 당에 있어 "대체할 수 없는 기준점이자 동무, 형제이며, 수 세대에 걸친 활동가들과 지도자들에게 모범이 되는 인물"이라고 부르고 있다.
라루사는 상원의장으로서 입법을 지도하는 역할을 맡았지만, 막후에서 권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고 AFP는 관측했다.
sab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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