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들의 반격 "난 바이러스가 아니다" 해시태그 운동

중국 넘어 아시아인 혐오 분위기 팽배하자 해시태그 달아

루청왕 트위터. 종이에 '나는 바이러스가 아니다'라고 적혀 있다. (@ChengwangL) ⓒ 뉴스1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이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중국 공포증(Sinophobia·시노포비아)도 커지고 있다. 이에 유럽 거주 아시아인들이 '#나는 바이러스가 아니다'(JeNeSuisPasUnVirus) 해시태그 운동으로 반격에 나섰다.

29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프랑스 북동부 콜마르에 거주하는 중국계 캐시 트란을 시작으로 프랑스 소셜미디어에 '#JeNeSuisPasUnVirus'를 단 글이 쏟아지고 있다.

중국계 루청왕은 전날 트위터에 '나는 바이러스가 아니다' 종이를 든 자신의 사진과 함께 "나는 중국인이지만 바이러스가 아니다! 모두가 바이러스를 두려워하는 건 알지만 편견은 안 된다. 제발"이라고 올렸다.

해시태그 운동에 동참한 또 다른 트위터 이용자는 "우리 모두가 감염자일 수 있는데, 우리에게만 기침을 하는지 위험한지 물어본다. 제발 그만 물어봐라"고 했다.

이 운동을 시작한 트란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아시아인들은 늘 침묵 속에서 고통받고 있기에 사람들의 반응이 놀랍지도 않다. 하지만 우한폐렴 이후 아시아인 혐오 현상은 지금껏 경험해 보지 못한 수준이다. 바이러스를 인종차별을 위한 구실로 삼아선 안 된다"고 했다.

프랑스 지역지 '르 쿠리에 피카르' 1면. '황색 조심'이라고 써 있다. ⓒ 뉴스1

심지어 프랑스 지역지 '르 쿠리에 피카르'에서는 우한폐렴과 관련이 없는 중국 여성 사진을 1면에 싣고 'Alerte jaune'(황색 조심) 'Le péril jaune?'(황색 위험)이라는 헤드라인을 달아 격렬한 항의를 받기도 했다. 황색은 서구권에서 아시아인을 비하하는 데 주로 쓰인다.

이에 대해 인종차별과 반유대주의에 반대하는 국제연맹 '리크라'의 스테판 니베 대표는 "어떤 신문도 흑인을 가리켜 '검은 경보'라는 표현을 쓰진 못했을 것"이라며 "아시아에 대한 최악의 고정관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온라인을 넘어 대중교통이나 길거리에서 인종차별을 당하는 사건도 늘고 있다. 베트남 출신으로 현재 파리에서 거주하는 샤나 쳉(17)은 "지난 26일 시내버스에서 굴욕적인 말을 들었다"며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마치 바이러스라도 본 것처럼 역겹게 나를 쳐다봤다"고 하소연했다.

쳉에 따르면 승객들은 '이 버스에 중국 여자가 있다. 우리를 오염시킬거야. 집으로 돌아가야해'라고 수군거렸다고 한다. 이에 화가 난 쳉은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들었지만, 공포감을 주기 위해 일부러 기침을 하고 코를 풀었다고 했다.

프랑스 중국 혼혈인 그레이스 리 작가 겸 감독은 이와 관련해 "중국인을 향한 적개심, 중국 때리기가 반(反)아시아 증오를 선동하고 있다"면서 "격리된 도시와 고립된 사람들, 사망자들이 우습냐"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angela02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