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 英총리, 취임 2주년…브렉시트로 자리 '휘청'
오락가락 정책…하드→소프트 브렉시트로
英 국민 64%, 메이 브렉시트 정책 신뢰 안 해
- 이창규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오는 13일(현지시간) 취임 2주년을 맞는다.
그는 지난 2016년 치뤄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국민투표 결과를 잘 수행할 것으로 여겨져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의 후임으로 총리 자리에 올랐다. '철의 여인'이라 불리는 마거릿 대처 이후 두 번째 여성 총리.
그러나 취임 당시 기대됐던 강력한 리더십보다는 유럽연합(EU)과의 브렉시트 협상 과정에서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여 퇴임도 브렉시트와 운명을 같이할 것으로 보인다. 긍정적 의미로든 부정적 의미로든 가히 '브렉시트 총리'라 부를 수 있을 만하다.
◇ 1단계 : 의욕…"브렉시트는 나에게 맡겨"
2016년 7월 캐머런 당시 총리의 사임 후 뒤를 이어 총리에 오른 메이 총리의 첫 행보는 긍정적인 평가와 기대 속에 매우 의욕적이었다.
메이 총리는 1997년 정계 진출 후 예비 내각의 주요 자리들을 거쳐 2003년 보수당 의장에 올랐다. 2010년부터 6년 간 내무부 장관으로 재임, 최장기간 재임 기록을 세웠다.
그는 브렉시트 국민투표 캠페인 동안 EU 잔류를 지지하면서도 EU에 대한 강력한 비판은 자제하는 신중한 모습을 보이기도 해 풍부한 국정경험과 신중함을 갖춘 브렉시트로 어수선한 정국을 수습할 적임자로 평가됐다.
그는 취임 직후 '수십 년 만에 가장 전면적인 개혁 중 하나'라고 불릴 정도의 내각 개편을 단행했다. 브렉시스 투표 후 분열된 영국을 통합하기 위한 노력이었다. 또 취임 전과 입장을 180도 바꿔 브렉시트 투표 결과를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 2단계 : 의욕·자신감 과잉…조기 총선 실패
메이 총리의 행보는 과도한 의욕과 자신감으로 가속됐다. 그는 브렉시트 협상에 대한 일부 집권당 의원들과 야당의 반발을 돌파해 강력한 협상력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해 6월 조기 총선을 실시했다.
당시 그는 "의회의 분열은 성공적인 브렉시트 협상에 방해가 되고 불확실성과 불안정성을 키운다"며 "앞으로 몇 년간 확실성과 안정성을 위해 조기 총선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보수당의 노인 복지 축소와 맨체스터 공연장 테러 등의 악재를 만나면서 총선은 헝의회(과반의석을 확보한 정당이 없는 의회)로 끝이 났다. 의도와는 달리 브렉시트 협상의 향방이 더욱 불투명해졌다.
◇ 3단계 : 후퇴…'소프트 브렉시트' 전환·총리직 휘청
조기총선 실패로 새로운 연립정부가 들어서면서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 노선도 '하드 브렉시트'(EU로부터의 완전한 탈퇴)에서 '소프트 브렉시트'(EU와의 긴밀한 통상 관계는 유지)로 바꿨다.
이 같은 노선 변화에 내각 내 '하드 브렉시트'를 지지하던 데이비드 브렉시트부 장관과 보리스 존슨 외무장관 등은 반기를 들고 동시에 사표를 던졌다.
여론도 메이 총리의 오락가락 하는 정책 변화를 좋게 평가할 리 없었다. 지난 9일 영국 스카이뉴스가 조사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영국인 64%가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협상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한 번 후퇴하는 모습을 보이자 보수당 내에서는 메이 총리의 불신임안에 대한 목소리도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영국의 브렉시트를 최종적으로 결정해야 할 마감 시한은 내년 3월 29일. 앞으로 몇 달이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협상과 거취에 있어 매우 중요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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